▲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
실제론 필자가 외과의사로 의료를 시작했던 1980년대의 무렵의 우리나라 역시 말그대로 응급실의 밤은 전쟁터와 같았다. 지금도 마챤가지지만 그당시의 우리나라 응급실은 각종사고와 응급을 요하는 중환자들로 잠을 잘 수가 없을 정도로 아주 바쁘고 힘들어 모두 기피하는 장소였다.
대학병원의 응급실은 환자의 상태가 급하고 위독하다보니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인간의 마찰도 끊이지 않고 매일 수없이 일어나는 장소다. 가벼운 마찰은 항상 일어나니 의사와 병원종사자들도 어렵지 않게 환자와 보호자를 안정과 진정시킬 준비가 되어 있는 곳 역시 병원의 응급실이다.
그러나 환자와 보호자가 보는 병의 위중함과 의료인이 보는 병의 위중함이 다르다보니 응급실 인력으론 도저히 해결하지 못하는 마찰도 많이 잃어난다. 결국 경찰을 부르거나 다른 부서의 인력까지 동원하여 해결하게 되지만, 이도 여의치 않은 경우가 아주 많다.
환자와 갈등정도가 아닌 폭력으로 그곳에서 일하는 의료인을 폭행하고 상해하는 일들도 아주 많다. 이렇게 되면 다른 환자의 진료에 차질이 생길뿐 아니라 폭력을 행사한 자와 관련된 환자역시 처치가 곤란해지기도 한다.
얼마 전 모 대학병원의 교수가 환자에게 별 이유 없이 아파트 주차장에서 무참하게 피살되었다. 아주 사소한 의사와 환자간의 문제로 시작된 갈등으로인해 약간의 정신과적 문제를 가지고 있던 환자는 그를 치료해주었던 의사를 흉기로 살해한 것이다.
또한 최근엔 개인병원의 병실에서 입원한 환자와 그의 내연남이 동시에 환자의 남편에 의해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우리지역에서 일어났다.
과거의 병원폭력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각종유형의 범죄가 무방비 상태인 병원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의료를 행하는 병원은 연약하고 자기 방어능력이 전혀 없는 환자와 전문인력인 의료인으로 구성되어있는 특수한 공간이다. 환자는 대부분 저항능력이 거의 없고 오로지 의사와 병원종사자에게 의지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의사나 병원종사자 역시 폭력에는 무방비 상태이며 그들 역시 나약하긴 마찬가지이다.
이렇다보니 병원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기물을 파괴하여도 속수무책이며, 이것이 진정되어도 환자와의 관계로 인해 병원에선 대부분 폭력을 행사한 사람의 처벌이나 기물파손 등의 손해배상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런 대책없는 사정으로 인해 병원의 폭력은 악순환이 되었고 더욱 다양한 형태의 폭력이 발생하고 상해사건도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병원은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곳이다. 어느곳보다도 가장 안정적이고 편안한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어야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할수있는 장소 가 된다. 이젠 의료인과 병원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 병원폭력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절박한 시기가 왔다.
병원은 그들을 지킬 최소한의 자체 방어능력을 강화하고 관리능력을 키워야 할것이며 이를 이용하는 환자역시 폭력에 노출되지 않도록 협조해야 하며 위정자들은 병원이 안전하고 평안한 장소가 되도록 특별법이라도 제정해야 할때가 왔다. 의료가 폭력과 범죄에 더 이상 노출되어선 아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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