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복 대전시기독교연합회장 |
주경야독(晝耕夜讀)의 아련한 향수와 함께 말이다. 지금이야 대낮과 같이 밝은 전등불 아래서 책을 읽을 수 있지만, 그 옛날에는 인쇄도 잘되지 않은 책을 흐리한 등잔불 밑에서 눈을 부비면서 읽다가 졸리면 찬물에 세수를 하며 책을 읽지 않았던가? 그런데 어느 덧 세월이 지나 금년 여름에는 옛 향수가 무색할 만큼 또 다른 아름다운 추억의 한 페이지를 열고 있다.
바로 우리교회, 온 가족들과 함께 실시하고 있는 “전교인 성경통독 운동”이다. 연일 기승을 부리는 찌는 듯한 폭염과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수 천 명의 교인들이 성경을 읽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아울러 인스턴트 문화가 우리 사회를 점점 점령하여 가고 있는 이 시대지만 성경책을 읽으면서 경험하는 그 심오한 진리와 맛은 그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보고 중의 보고이다.
성경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어느 큰 마을에 많은 땅을 가지고 여러 명의 일꾼을 거느린 부자가 농사를 지었는데 그 해 농사가 대풍이어서 곡식 창고에 다 쌓을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리하여 일꾼들에게 명하여 곡식 창고를 새로 짓고 곡식을 쌓아 두었다. 그리고 잔치를 하면서 이렇게 외쳤다. “내 영혼아 편히 쉬고 먹고 즐기자 여러 해 쓸 물건을 쌓아 두었으니 무엇이 걱정이냐” 그런데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늘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왔다. “이 어리석은 부자야 오늘밤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네 쌓아둔 곡식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 그러면서 “오직 자기 밖에 모른 어리석은 부자는 이와 같은 자라”고 하였다.(눅12:13-21) 즉 자기를 위하여서는 부자인지 몰라도 하나님께 대하여서는 가난한 자 말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특별히 하나님께 대하여 어리석은 사람이 있고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 어리석은 사람들의 특징은 대개가 황금만능주의자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삶의 가치와 기준이 오로지 돈이다. 그래서 이들은 인간관계의 질서요 기본이며 의사소통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이나 윤리, 도덕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돈은 사람들의 유익하고 편리한 삶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즉 사람이 돈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소유냐 존재냐? 의 저자로 잘 알려진 에릭 프롬(E. Fromm)은 “돈은 사용하는 것이고 사람은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창조와 인간의 역사를 증언하고 있는 성경은 지금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딤전6:7-8) 고유가 고물가 고임금으로 시달리는 이 난세에 우리 모두가 돈 보다 하나님과 이웃을 우선시하며 사랑을 실천하는 생활에 힘쓴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기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상에서만 부자가 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말고, 가난할 지라도 하나님께 부요한 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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