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규 대신세무회계사무소 세무사 |
자녀의 미래를 위해 자녀 명의로 펀드 계좌를 개설해 주는 부모님도 최근에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그런데 자녀 명의로 펀드를 개설하는 경우 증여세가 부과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열여섯 아들을 둔 결혼 20년 차 A씨가 아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해 자녀 명의로 펀드에 2년째 가입하고 있는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A씨는 아들이 대학교 졸업할 때까지 꾸준히 돈을 불입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매달 30만원씩을 기본적으로 펀드에 넣고 있다. 아들이 추석이나 설날 등의 명절 때 받은 세뱃돈도 꼬박 펀드에 넣고 있다.
이렇게 돈을 불입하다 보니 어느새 2년 동안 펀드에 넣은 돈이 1000만원이 넘어갔다. 여기에 100만원이 더 붙어 현재 약 1100만원이 펀드에 있는 상태다.
거의 매년 최소 500만원은 펀드에 불입하는 셈이 된다. 이런 경우 A씨가 자녀 명의의 펀드에 가입해 증여세를 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으로 증여신고 해야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 세법에 만 19세까지 10년 단위로 부모, 조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이 1500만원이 넘게 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태어나서 9세가 될 때까지 10년 간 부모, 조부모에게 물려받은 돈이 1500만원을 초과하거나 10세부터 19세까지 10년간 1500만원 초과하면 1억원 미만일 경우 10%의 증여세가 부과된다.
19세 이후부터는 성년으로 봐 19세부터 29세까지 10년간 누적금액이 3000만원을 초과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10년 동안 1500만원을 초과하지 않은 금액을 자녀 명의의 펀드에 불입한 후 증여세 대상에 해당되지 않아 증여신고를 하지 않은 경우도 추후 수익률이 몇 배로 터져 펀드를 환매해 1500만원 이상이 됐다면 펀드 환매 시점을 증여시점으로 봐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당초 1000만원만 증여했는데 펀드 수익률이 좋아 2000만원이 됐다면 1500만원이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 증여세를 내야하는 셈이다.
부모가 자녀 명의의 계좌로 현금을 입금해 펀드에 넣은 사실만으로는 자녀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지 않으나 이 돈을 인출하거나 환매할 시는 그 시점을 증여한 것으로 본다.
그러므로 1500만원 이하를 자녀 명의의 펀드에 넣은 경우도 추후 수익률이 높아져 환매시점에 1500만원이 넘어갈 수도 있어 미리 증여신고를 해 두는 것이 좋다.
번거롭지만 펀드에 불입할 때마다 시점을 정해 증여신고를 하거나 1년씩 나눠 그 해 펀드에 넣을 금액을 미리 증여신고하면 나중에 펀드를 환매하더라도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여윳돈이 있다면 1500만원을 한꺼번에 증여신고하는 것도 하나의 절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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