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휴유증`은 휴가 기간 동안 불규칙한 생활로 생체 리듬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증상 초기 우울증이나 피로감에서 급성장염이나 뇌수막염 등 다른 질병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실제 을지대학병원이나 건양대병원의 경우 휴가를 다녀온 뒤 기침을 하거나 목이 부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하루 평균 적게는 20명, 많게는 40명 가까이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더위를 피해 일찌감치 휴가를 다녀온 직장인들로, 불규칙적인 생활 때문에 신체리듬이 깨져 극심한 피로나 무기력증, 수면 장애, 목감기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동네 병의원들에도 휴가 후유증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서구 둔산동 A아파트 단지 상가에 위치한 B내과는 초순이후 하루 평균 15명의 휴가 후유증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휴가 기간 무더위에 시달린 데다 일상 생체 리듬까지 흐트러져 감기나 두통, 목 통증 등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며 "이런 증상으로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우선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충분한 휴식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인성 전염병 환자도 꾸준히= 낮 최고 기온이 섭씨 32도를 웃돌면서 휴가 기간 세균성이질, 장티푸스 등 수인성 전염병이나 식중독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올 초부터 시작된 뇌수막염이나 유행성 각결막염의 기세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각 의료기관에는 환자 진료에 여념이 없다. 뿐만 아니라 전염성이 강한 유행성 각결막염과 바이러스성 장염 환자도 적지 않다.
특히 결막염은 공기 중으로는 전염되지는 않지만 눈곱이나 분비물, 손, 수건, 옷 등에 있는 바이러스에 의한 직접 접촉으로 전파되며 잠복기가 짧다. 치료기간은 보통 2~3주 정도가 걸리는 데다 재감염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영장 등 위락시설에 갈 때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둔산동 P내과 관계자는 "뇌수막염이나 눈병의 경우 더위가 시작된 지난 6월부터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며 "이들 환자 말고도 휴가 기관 동안 중이염과 농가진, 각종 피부병에 걸려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많다"고 말했다
◇휴가 후유증 참았다가 낭패= 휴가 후유증을 참다가 결국 급성장염이나 뇌수막염으로 발전된 환자들도 적지 않다.
처음에는 피로감과 무기력증, 수면부족 등의 증상으로 시작됐다가 더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증세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조이소아과 병원 변상현 원장은 "휴가 후유증이라서 해서 어떤 질병이 잦다고 말하긴 그렇지만 대게 휴가기간 불규칙한 생활로 생체 리듬이 깨져 각종 질병에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말 그대로 휴가하면 집에서 푹 쉬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전염의 위험도 그 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 원장은 "최근에는 부모와 함께 휴가를 다녀온 뒤 모세기관지염이나 장 바이러스에 걸려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며 "병이 심해지면 오한과 구토까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같을 증상을 가볍게 여기다가 2차 세균에 감염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오주영.조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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