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다쳐도 아파도… 말못하는 심정 아시나요”

이주민 “다쳐도 아파도… 말못하는 심정 아시나요”

지역신문발전위.언론재단 공동기획

  • 승인 2008-08-06 00:00
  • 신문게재 2008-08-07 9면
  • 한성일 기자한성일 기자
야간노동에 임금 삭감까지 인권은 ‘뒷전’
고용허가제 정착… 독소조항 개선필요
합법적 고용환경.민간단체 활성화해야

[글싣는 순서]
1. 코리안드림을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실태와 과제 -下
2. 결혼 이주 여성들의 현주소와 태국, 베트남 현지 가정 인터뷰
3. 태국, 베트남 현지 관련 기관들을 찾아서
4. 다문화사회 공생 대안은 무엇인가
5. 특별좌담회

1. 코리안드림을 위해 한국에 온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실태와 과제 -下

▲정부 정책 수립=현재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100만명중 50만명이 이주노동자다. 2050년 한국체류 외국인은 50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구대비 10%가 외국인인 다국적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외국인 정책은 매우 미흡해 중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지 않을 경우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민자 2?세들의 폭동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시행중인 고용허가제는 도입 4년이 지났어도 미흡한 점이 많다.

고용허가제는 우리나라 외국인력정책의 전환점이 되어 기업의 외국인력 활용을 합법화하고 외국인 근로자의 권익 신장과 인력 도입과정의 공공성과 투명성 강화 등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도입 초기에 목적했던 외국인력 도입 절차 간소화, 불법체류자 감축, 송출비리 근절 문제 등은 아직 미흡해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중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요소로 지적되는 것이 고용주에 의한 일방적 계약, 사업장 이동 불허 내지 사업장 이동횟수 제한(최대 4회), 매년 계약 갱신, 계약기간 제한(3년) 등이다. 법률의 독소조항은 반드시 개선시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보호에 힘써야 한다.

▲ 이주여성 사와파씨의 부모 얏씨와 행씨가 한국 기자단이 전해준 사와파씨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 이주여성 사와파씨의 부모 얏씨와 행씨가 한국 기자단이 전해준 사와파씨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주무부서 선정=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외국인노동자 주무부서를 설치해 이들에 대한 정책과 제도를 입안하고 관리와 지원을 해야 한다.

외국인력 도입 제도가 일원화하면서 정부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대행 업무 전반을 관리하도록 하되 기존 산업연수추천단체도 일부 참여하도록 하고 송출비리 방지, 외국인근로자 인권 보호 등 고용허가제의 기본 취지를 고려하도록 했다, 이주노동자 도입은 노동자, 사업주, 일반 국민의 이해 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철저한 사후 감독을 통해 인권 친화적 제도 운영을 도모해야 한다.

▲인권유린적 단속 및 강제추방정책= 이주민 관련 정책이 인권보호에 진일보하고 있지만 미등록노동자에 대해서는 단속과 추방이라는 강압정책 일변도였다. 단속 과정에서 사업장 기습, 건설 인력시장 일제 단속 등 무차별 단속과 폭행 등의 양상을 일으키고 있고 그러한 단속 결과로 빚어지는 강제 추방 위협은 미등록 노동자들에게 인권침해를 조장했다. 즉 야간노동, 강제노동, 임금 삭감 및 장기체불, 산재적용 기피, 일방적 해고, 강제 출국 위협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단속과 강제추방조치로는 한계가 있을수밖에 없다.
법무부가 ‘외국인 불법 고용, 더 이상은 안된다’며 강력한 단속을 통해 이주노동자들을 추방했음에도 불구하고 23만여명이 아직도 불법체류상태임이 이를 입증한다.

한국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발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 산업이 이를 용납하기 때문”이라며 “더이상 단순노동력을 착취하는 산업구조는 탈피하고 합법적으로 외국인을 고용해야만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단체 활용=현재 전국적으로 100여개의 민간단체에서 이주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을때부터 민간단체에서는 인도적인 차원에서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단체를 운영해왔다. 대전의 외국인이주노동자종합지원센터(소장 김봉구)처럼 이들 민간단체들은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한국어 교육과 법률 상담, 의료지원, 문화행사 등을 펼치고 있다. 특히 대전외노센터의 경우 매년 7월이 되면 보령 머드축제에 참가해 외국인 노동자들의 스트레스 해소의 장을 제공해주고 있다.

▲다문화 사회 준비=우리사회는 이제 급속하게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인종,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세계화의 흐름이다. 단일민족이라는 편협한 이데올로기를 벗어버리고 모든 민족과 인종과 문화와 종교와 소통하는 다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21세기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주민과 그 가족, 자녀에 대한 사회보장을 비롯한 각종 인권보호는 이주민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 문제다. /한성일 기자 hansung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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