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텔레비전, 약(藥)인가 독(毒)인가?

[나는야 논술 짱]텔레비전, 약(藥)인가 독(毒)인가?

중도일보-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기획 중학논술

  • 승인 2008-08-06 00:00
  • 신문게재 2008-08-07 28면
[문제]
제시문 (가)에 나타난 텔레비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정하고, 제시문 (나)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텔레비전의 지향점에 대하여 논술하시오.

[유의 사항]
① 텔레비전의 올바른 시청 태도를 기술할 것
② 1400(±140)자 분량으로 할 것
③ 시간은 120분임.

텔레비전은 문명의 이기이다. 물건은 쓰는 사람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지만 약이 되기도 한다. 텔레비전 시청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TV를 고정시키고 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하던 풍경에서 이동하면서 볼 수 있는 1인 미디어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래서 텔레비전에 대한 올바른 미디어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왔다. 이제는 미디어에 대한 자기조절 능력을 갖춘 건강한 시민을 양성해야 한다. 보호주의에 입각한 소극적 텔레비전 시청 교육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텔레비전 비평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로 시청자 주권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림 : http://cafe.daum.net/cgsbong, 내용 : 국민일보, 2005년 1월19일


(가)
반야심경에 나오는 색즉시공(色卽是空)은 불교 철학을 가장 함축적으로 설명해주는 구절이다. 색깔은 눈에 비쳐지는 것이지만 실체는 없다. 소리, 냄새, 맛, 감촉도 마찬가지다.

칸트에 의하면 감성을 통해 주어지는 경험적 세계는 실재하는 그대로의 ‘물(物) 자체`가 아니라 ‘현상`의 세계라고 한다.

난해한 철학 이야기가 아니라도 우리의 눈과 귀가 현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은커녕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음은 누구나 경험한 바다. 차라리 눈을 감고 귀를 막음으로써 쓸데없는 상념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현실을 올바로 바라보는 평상심을 갖게 될 때가 많다.

TV로 상징되는 20세기의 매스미디어 혁명은 인간의 감각기관인 눈과 귀의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TV는 인종과 국경을 넘어 실시간 ‘세계를 보여주는 창`으로서 ‘지구촌`의 형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공산주의가 붕괴된 데도 TV의 파급력이 큰 몫을 했다. ‘정보상자`인 TV가 없었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대재앙의 희생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TV의 영향력이 막강할수록 부작용과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른바 ‘바보상자론(論)`이다. TV는 균형 잡힌 두뇌 발달을 가로막아 현실인식과 지각능력을 떨어뜨리고 정치사회적 무관심을 조장한다는 것이다. 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TV를 많이 보는 어린이는 학업능력이 떨어지고 가족·이웃간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TV를 멀리하면 책과 가까워지며 존경 대상이 연예인에서 부모 등으로 바뀐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따라서 TV를 멀리하거나 옥석을 가려 보라고 의사들은 권고한다.

공영방송에서 며느리가 시어머니 뺨을 때리는 드라마가 방영되고, 생방송에 출연자의 성기가 노출되는 등 엽기적 행태가 잇달아 시끌시끌하다. 시청률에만 집착해 방송의 공공성을 망각하고 시청자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바보상자 역할에 매달린 결과다. 하지만 바보상자를 좋아하는 바보들이 있는 한 방송의 바보상자 놀음은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송충식 논설위원〉- 경향신문, 2005. 08.01 -

(나)
주말 여가활동 1위 - TV 시청

최석호 : 주 5일제가 시행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동안 바삐 살아왔던 사람들은 아직까지도 갑자기 여유로워진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아직까지는 주말 여가활동으로 TV 시청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이것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오늘 <TV 문화 창조>시간을 통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TV 시청으로 주말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유와 과연 주말프로그램은 휴식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한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중략)

# 전문가 인터뷰
윤소영 책임연구원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가 활동 실태에 대해서 조사를 해봤더니 /(중략)/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단일 여가활동 중에서 TV 활동이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구요, 그 비율이 68.4%로 나타나서 많은 사람들이 TV 시청을 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최석호 : 결국 주5일제 시행 이전이나 이후, TV 시청으로 주말을 보내고 있 는 상황은 많이 달라진 것이 없는 듯합니다.

서병기 기자 (헤럴드 미디어 대중문화 전문기자)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면 여행을 다닌다거나 웰빙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든가 자원 봉사를 한다든가 이런 다양한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만들어보는데 이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두 가지 요인 첫 번째는 경제적인 부담, 두 번째는 내가 과연 무엇을 하면 재미있을까라는 회답을 찾지 못하는 것, 이런 경우에는 자연히 TV를 시청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집니다.

최석호 : 일례로 한국여가문화학회와 MBC가 지난 2002년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역시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여행이나 스포츠, 레저처럼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하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휴식과 TV 시청으로 여가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유를 물었더니 ‘시간이 없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라고 답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략)
- http://blog.naver.com/sokhochoe/50006266933 -
(MBC TV 속의 TV - TV 문화 창조 대본 중에서)



▣ 논제 분석 및 출제 의도 파악
IT강국으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보급률은 단연 세계 1위이다. 지금이야 인터넷이 대중 정보통신 매체로 널리 자리 잡았지만, 그 이전에는 단연 텔레비전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제시문 (가)는 텔레비전을 ‘정보상자`와 ‘바보상자`로 비유하여 각기 다른 입장에서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텔레비전에 대한 긍정적인 입장보다는 ‘바보상자`로 보고 있으며, 이는 방송의 공공성을 망각하고 시청자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더불어서 시청자의 바람직한 시청 태도의 중요성을 암묵적으로 말하고 있다.

제시문 (나)는 주말 여가활동의 1순위가 텔레비전 시청이라며 그 원인에 대하여 분석하고, 텔레비전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혹은 텔레비전에서 어떻게 그 많은 주말 시청자를 유익하게 끌어들일 것인가 등의 과제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 논술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두 제시문에서 텔레비전에 대한 인식의 태도를 분석한 후, 자신의 텔레비전에 대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 이때, 자신의입장에 대한 타당한 논거를 제시하고, 바람직한 텔레비전 시청 태도에 대하여 언급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 절대적으로 많은 시청자들에게 ‘바보상자`가 아닌 ‘정보상자`로 거듭나기 위한 방법에 대하여 언급하여야 한다.

▣ 학생 예문
보문중학교 3학년 호용기

▲ 보문중학교 3학년 호용기
▲ 보문중학교 3학년 호용기
저명한 미래 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21세기는 정보와 지식이 중요 자본이 되는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을 예견하였다. 그의 예견은 곧 현실이 되었으며 21세기는 정보와 지식이 자본이 되는 정보화 사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오늘날 정보의 양은 넘칠 만큼 다양해졌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매체 또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텔레비전은 이러한 매체 중 하나로 눈과 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적인 대중 매체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텔레비전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유익한 긍정적 매체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부정적 역할도 하고 있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제시문 (가)에서 알 수 있듯이 텔레비전이 사람을 점차 무지(無知)하게 만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텔레비전은 정보 매체로서 사회와 사람들간의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을 이행하기는커녕 사회 현실을 부정하고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시키는 바보상자의 역할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텔레비전의 보급률이 높아질수록 그 안에 담고 있는 정보 전달의 효율성 을 높여야함에도 정보 매체로서의 역할보다는 쾌락과 유흥을 위한 놀잇감으로 둔갑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즐거움만을 위한 능동적인 텔레비전 시청의 자세는 우리를 텔레비전의 노예로 만들 수 있다. 텔레비전이 주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지식과 정보를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바보상자의 놀음에 놀아나는 격이 되고 만다.

또한 제시문 (나)와 같이 텔레비전이 사람들의 삶을 단순화시키고 있는 것 또한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실 텔레비전이 이상적인 휴식처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제시문 (가)에서 언급한 것처럼 텔레비전은 단순한 현실 도피의 수단이지 결코 자기 개발이나 대인 관계 개발의 수단이 될 수는 없다. 이러한 수동적 텔레비전 시청은 사람을 단지 시간을 보내는 기계로 만들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지각하고 있지 못한 점이 아쉽다.

TV는 정보화 사회에서 높은 보급률로 사람들에게 인터넷에 버금가는 정보량을 전달하는 대중 매체로서 존재해 왔다. 반면 정보와 지식을 전달해야 하는 그들이 단지 유흥만을 추구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 된다면 더 이상 TV는 대중 매체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어 버린채 단순한 놀잇감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단순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려는 자세야말로 현대 사회에서의 TV가 가져야할 바람직한 자세라 할 수 있다.

▣ 총 평
보문중학교 교사 백덕현

▲ 보문중학교 교사 백덕현
▲ 보문중학교 교사 백덕현
일상 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 중의 하나가 텔레비전이다. 텔레비전의 효용론에 대한 논쟁은 과거부터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분명한 것은 시청자의 시청 의지에 따라 그 논쟁의 입장이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술은 크게 두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첫째는 텔레비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제시하는 것이고, 둘째는 다양한 여가 활동을 하지 못하고 주말에도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텔레비전이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에 대한 텔레비전의 지향점에 대하여 논술하여야 한다. 그러면서 중간에 텔레비전의 바람직한 시청 태도에 대한 언급은 물론, 제시문 (나)가 시사하는 바를 정확하게 분석하여야 한다.
학생은 제시문에 나오는 어휘와 문장을 적절히 잘 활용하였고,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다할 정도로 힘있게 진술하여 자신감 넘치는 글을 전개하였다.

그러나 제시문의 표현을 그대로 혹은 상당 부분 인용하다보니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논거를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였다. 또, 논제에서 요구하는 텔레비전의 지향점에 대한 언급은 본론의 중(후)반부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져야 할 내용임에도 결론 부분에서 미약하게 다룬 것은 잘못이고, 본론 세 번째 문단의 세 번째 문장은 제시문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였다고 볼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즐거움을 위해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텔레비전이 쾌락과 유흥거리만을 제시한다는 등의 표현 역시 성급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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