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지방의 경우 2000~1900원대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했던 경유가격은 약 2개월만에 ℓ당 1900~1800대까지 떨어지는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지난 5월7일 이후 최저치인 배럴 당 120.75달러까지 떨어지는 하락세를 보인 끝에 전날 종가에 비해 2.54달러(2.0%) 떨어진 배럴 당 122.19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이로써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지난 11일 배럴 당 147.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7%나 떨어졌다.
고유가로 3차 오일쇼크까지 걱정했던 우리 경제에는 희소식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경제성장률 급락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당국은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며 조심스런 반응이다. 관건은 최근의 유가 하락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인가다.
▲석유제품 가격 진정세=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충남 등 지방의 주유소 시판 경유가가 1800원대 밑으로 떨어졌다. 휘발유, 보일러등유, 실내등유 등 다른 석유제품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경유 가격 경우 대전의 일부 주유소는 1800원대 초반까지, 충남도내 일부 주유소는 1700원대 후반까지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 역시 대전의 일부 주유소는 1800원대 중반까지, 충남 일부 주유소는 18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모처럼 큰 폭의 내림세에 운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더욱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경제연구기관은 유가 10% 상승은 경제성장률(국내총생산 기준)을 0.2%포인트 이상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다고 분석했었다.
거꾸로 기름값이 10% 하락하면 경제성장률은 0.2~0.3%포인트 올라가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유가 하락이 가장 반가울 경제지표는 물가다. 국제유가 하락세는 바로 물가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최근 위험 요인으로 떠오른 ‘물가상승 기대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100달러선 가능할까=앞으로의 관심은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것인가다. 섣부르긴 하지만 배럴당 100달러 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른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쉽지 않을 것이란`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단 110~120달러 선에서 유가가 안정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달러화 강세와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석유소비 감소 등 석유 가격을 인하하는 주요 변수가 예상보다 일찍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하루 이틀 강세 반전은 있겠지만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의 석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다면 석유 가격은 다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돌파를 우려해 공공 부문 자동차 홀짝제를 시행하며 고유가 위기관리대책을 세우던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한숨 돌렸다.
하지만 진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가 언제 뛸지 몰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백운석기자 b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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