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이 만료된 80여 가구 임차인들의 보증금 액수만도 수십억에 달하고 있지만 건설업체와 분양대행사간 떠넘기기로 인해 보증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29일 태안 부경 파크빌 임차인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는 총 674가구의 대규모 임대아파트였지만 지난 3월과 5월, 우선분양과 일반분양으로 전환했다.
계약이 만료돼 분양전환을 포기한 임차인들은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지만 건설업체와 분양대행사는 분양률이 저조하고 분양 금액이 입금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보증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당초 재계약을 포기한 가구는 10여 가구에 불과했지만 최근 건설업체와 분양대행사가 보증금 지급을 미루면서 사태가 심각해지자 계약이 만료된 80여 가구가 한꺼번에 보증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건설업체와 분양대행사의 믿지 못할 행동으로 인해 가구당 1200만∼1500만 원에 달하는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임차인 대부분이 재계약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임차인은 건설업체를 경찰에 사기죄로 고소한 상태다.
지난 3월부터 분양 전환한 부경 파크빌은 현재 입주자 우선 분양이 0.5%에 달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150여 가구는 일반분양 됐지만 그마저도 임대사업자가 임차보증금을 떠안고 분양받은 상황이어서 건설업체나 분양대행사에 분양대금이 입금되지 않고 있다.
임차인 A씨는 “부경 파크빌 임대사업자인 정의개발주식회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여서 분양대금을 갖고 임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며 “계약이 만료된 상당수 임차인은 이사 갈 집의 잔금을 치르지 못해 현금 서비스를 받아 채우고 있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정의개발주식회사와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임차보증금 지급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오는 10월 이후 정도면 자금 사정이 풀려 보증금 반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