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과의 교감.지역 예술 사명감 의문
대전 시립 합창단을 비롯한 교향악단과 무용단의 예술 감독들이 취임기간 1년을 지나고 있다. 이들 3개 단체 가운데 합창단 빈프리트 톨과 교향악단 에드몬 콜로메르 예술 감독은 외국인으로 국내 음악계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무용단은 지역에서 활동 중인 중진 무용가들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불구하고 한국 창작 무용의 대가 김매자 선생이 선임됐다. 지역 공연계가 바라본 3명의 예술 감독 취임 1년을 정리해봤다.
▲합창·무용 ‘합격`, 교향악 ‘글쎄`=지난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3개 단체 가운데 합창단과 무용단의 변화를 가장 높게 평가하고 있다. 반면 교향악단은 아직 뚜렷한 색깔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평이다.
합창단의 지휘봉은 국내 최초 외국인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빈프리트 톨에게 지난해 5월 28일 맡겨졌다. 빈프리트 톨 감독은 현재 6차례 이상 공연을 가져 단원들과 관객들에게 색다른 음악적 해석을 보여줬다. 원전연주를 통한 바흐 곡을 선보였으며 국내에서는 생소한 브람스의 레퀴엠 등을 통해 한국 지휘자에서 느낄 수 없는 유럽 전통 합창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평가다.
김매자 무용단 예술감독 겸 상임 안무자의 취임은 그 자체로 대전 시립무용단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여론이다. 김 감독은 이화여대 교수 퇴직 이후 창무회 활동만 주력하다 처음으로 시립 단체에서 활동하게 됨에 따라 그의 열정이 대전 시립무용단원들에게 전수된다는 좋은 이점을 가지고 있다.
스페인 출신 에드몬 콜로메르 교향악단 예술감독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월 17일 마스터즈 시리즈에서 연주했던 말러의 ‘교향곡 제1번 라장조 거인`에 대한 해석이 음악 마니아층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평이다. 또 단원 실기평가에 심사대상자인 부지휘자와 악장 등을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아직 한국 정서를 이해하지 못하는 미숙함을 보여주고 있다.
문옥배 음악 평론가는 “빈프르트 톨이 취임한 후 합창단의 실력은 놀라울 정도로 변화했다”며 “정통 유럽 합창의 해석 능력이 뛰어나며 원전 연주를 통한 음악 전달력이 국내 합창계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각 단체별로 이 점만은 개선돼야=대전지역의 고유문화를 접목시켜 발전시켜야 할 시립 예술단체의 3개 단체 예술 감독이 외부인이다보니 지역 예술에 대한 사명감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으로 제기되고 있다. 잠깐 머물다 떠나는 외국인 지휘자과 단원들이 스킨쉽을 통한 교감을 이뤄지고 있는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교향악단의 경우 6년째 사무국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예술 감독과 단원간의 소통문제가 심각한 수준까지 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공연에 임박해 귀국하다보니 단원관리가 사무국 중심으로 흐르고 있지만 교향악단 사무국은 그 역할을 현재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직 예술 감독이 임명한 부 지휘자가 에드몬 콜로메르 예술감독이 계약한 1년에 100일 체류 이외 나머지 기간을 통솔하고 있어 단원들에게 불신감을 주고 있다고 지역 음악계에서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역 음악계 한 인사는 “합창단의 경우 전 예술 감독이 임명한 부지휘자가 자진 사퇴했다”며 “교향악단도 새로운 예술 감독과 동시에 부지휘자가 교체돼야 합창단처럼 진정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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