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과 14일 양일간 전당 아트홀에서는 만날 수 있는 광대오페라 ‘팔리아치`도 그의 연출작.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를 새롭게 연출한 그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 일답.
-팔리아치 도시의 삐에로는 어떤 작품인가.
▲레온카발로 오페라 팔리아치를 한국적 상황에 맞게 번안, 광대들의 극적인 삶을 통해 현대판 인생유전을 다룬 오페라다. 재개발이 한창이던 70년대 말, 도시 한 구석 공터에 가설무대를 세운 유랑극단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이다.
성모 승천일 날 이태리 남부 시골마을에 곡마단이 찾아오고 단장 카니오, 그의 아내 넷타와 마을청년 실비오 사이에서 벌어지는 불륜 관계를 이태리 남부사람 특유의 체취, 이태리 정통 가면극인 Arlecchino(알렉키노) 속의 극중극(劇中劇)을 차용한 무대로 드라마와 음악이 결합한 독특한 소재의 오페라다.
-우리말로 바뀐 아리아, 서울엘렉톤앙상블과 마임이 함께하는 감각적인 오페라가 될 것 같다. 연출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레온카발로가 대전에서 공연할 것을 전제로 작곡한 작품이 아니기에 우리말로 공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 이었다. 더욱이 그의 대본을 그대로 직역하여 번역된 가사로 공연하는 오페라도 아닌, 우리 상황에 맞게 번안한 오페라이기에 더더욱 어려웠다. 하지만 연습과정을 거듭하며 우리의 노래로 바뀌었고 여러 이야기 장치를 집어넣어 생기를 얻게 한 점은 큰 수확이었다.
전자악기인 엘렉톤 3대로 연주하는 것은 10여 년 전부터 서울오페라앙상블 ‘찾아가는 오페라 공연`의 연주 형태로 오케스트라의 대안 악기이다.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가 가진 독특한 매력은 바로 ‘허구와 현실의 혼합 그리고 혼돈‘입니다. 그리고 오페라 속에다 오페라를 집어넣은 극중극이다. 이것이 장수동 버전 `팔리아치‘의 모티브가 됐다.
-대전 예술인들과 작업을 유난히도 많이 했다. 지역 예술인들과 작업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대전출신이거나 활동 중인 예술인들이 당당하게 활동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전표`를 찾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이 안 보여 안타깝다. 전당 개관 기념극 ‘신 실크로드`의 경우도 한번 무대에 올리고 포기했다. 현재 대구가 오페라 도시로 각광받는 것은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때문이다. 전당에서도 스프링페스티벌로 지역단체들에게 생색내지 말고 그들을 위해 진정으로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팔리아치를 기다리는 대전의 팬들에게
▲여름 한가운데 열리는 광대오페라 ‘팔리아치`보러 편안한 마음으로 놀러오시길 바란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음악극이 오페라다. 이 작품을 통해 대전시민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다. /배문숙기자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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