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2008 대전미술계 전반기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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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2008 대전미술계 전반기 평가

특색있는 갤러리 늘리고 ‘알찬 전시’ 품격 높였다

  • 승인 2008-07-29 00:00
  • 신문게재 2008-07-30 13면
  • 이시우 기자이시우 기자
# 다양한 역할의 갤러리 증가
# 다채로운 전시내용 ‘볼만’
# 하반기엔 ‘미술축제’ 풍성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 발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이 몰리는 해수욕장과 달리, 미술관은 한산하기만 하다. 특히 휴가철 유입인구가 거의 없는 대전 지역 미술관은 사람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 때문에 미술계는 여름 휴가철을 비수기라고 일컫고 이를 기준으로 전·후반기를 나눈다. 전반기를 마친 대전지역 미술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 보자.


▲ 대흥동 그래피아트
▲ 대흥동 그래피아트
▲다양한 역할 소화하는 갤러리 늘어

갤러리는 작가와 관람객이 소통하는 장소다. 갤러리의 양적 증가는 소통의 창구가 늘었다는 의미에서 언제든 환영할 일이다.

특히 올해 대전지역에는 저마다 뚜렷한 목적을 갖고 설립한 갤러리가 6곳이나 돼 미술 시장 활성화에 밑거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미술단체들이 직접 운영하는 협회 전용갤러리가 탄생했다. 그동안 회원들이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있었으나 여러 어려움으로 성사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대전 조각가 협회가 물꼬를 텄다. 협회는 창단 20주년을 맞아 지난 5월 19일 공간이 협소해 활용도가 낮았던 기존 갤러리를 벗어나 대흥동에 회원 전용공간 DSA갤러리를 마련했다. 그동안 전시공간이 마땅치 않아 작품을 선보일 수 없던 여성 작가들과 청년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이고 관람객들에게도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조각 작품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뒤이어 대전 미술협회도 같은 달 24일 선화동에 미협 전용 갤러리 `大美`를 개관했다. 협회는 전시공간 마련이 어려운 청년 작가들을 비롯한 미협 회원들에게 무료로 전시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투자와 컬렉션을 위한 갤러리가 잇따라 개관해 대전 지역 갤러리의 변화를 꾀했다.

지난 6월 21일에는 대흥동 아트스페이스가 거산(巨山)갤러리로 재탄생했고 7월에는 둔산 로데오 타운에 컬트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이곳은 기존의 단순 관람이나 대관 위주의 전시에서 벗어나, 투자와 컬렉션을 위한 공간으로 미술 작품을 예술품으로서만이 아니라 투자 대상으로 삼아 구매할 수 있는 전용 공간으로 활용된다. 특히 시대의 흐름에 맞는 차별화된 기업 관련 아트웍과 마케팅으로 작가와 화상, 컬렉터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어 앞으로 변화가 기대된다.

이 밖에도 지난 2월에는 미술 대중화를 목표로 중구청 옆에 화니갤러리가 문을 열었고, 커피 숍과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는 `커피 볶는 집 쌍리`는 대중에게 쉽게 미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장경화 고백
▲ 장경화 고백
▲다채로운 전시도 풍성
다양한 전시장에는 알찬 전시들로 가득했다.
올해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대전시립미술관은 동·서양의 도자예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이 전시에는 서양의 도자기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프랑스 `세브르 도자기`와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도예가 이종수 선생의 작품이 한자리에 마련돼 동서양의 도자 예술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전시 중 도예가 이종수 선생의 병환 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지만
이와 더불어 이응노 미술관에서는 고암 이응노 선생의 도자 작품이 전시돼 동서양을 함께 빚어낸 고암 선생의 예술혼에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사설 갤러리에서는 참신하고 독특한 기획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삼천동에 위치한 소호갤러리에서는 삼천동에 작업실을 두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모아 `삼천동 화가들`이라는 전시를 개최했다. 미술과 음악이 공존하고 많은 예술인이 거주하는 삼천동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어 보자는 취지였다. 이를 계기로 이 지역에 작가들의 활동사항을 살펴보는 계기가 됐고 예술 거리에 대한 가능성을 엿보는 계기가 됐다.

또, 각종 개발로 신음하고 있는 금강의 자연환경을 지켜내기 위해 미술작가들이 힘을 합치기도 했다.

이공갤러리와 에스닷갤러리, 갤러리쌍리, 포토클래스 등 대흥동 인근 지역 4곳의 갤러리에서는 `상생과 명상 2008 금강지키기 미술프로젝트 금강사랑풀어보기`展을 개최했다.

정부의 대운하 건설 계획으로 인한 혼란이 가중되던 지난해 말 자연 파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금강을 지켜내자는 지역 미술인들이 뜻을 한데 모은 전시였다. 지역 미술계에서는 드물게 갤러리 연합 전시로 열린 것은 그만큼 자연을 지켜내자는 미술인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였다.

젊은 작가들의 참신함과 독창성이 돋보이는 전시도 잇따라 열렸다. 배재대 공연영상학부(학부장 조태준) 4학년 학생들은‘9명이 펼치는 발칙한 상상전-구라展`을 열었다.

거짓말로 흔히 알고 있는 기본적인 지식을 새롭게 해석해 사회에서 통용되는 이념에 반하는 거짓이기도 하면서 숨은 진실일 수도 있는 것을 젊은 시각으로 조명하겠다는 청년작가들의 정신이 고스란히 배어난 전시였다.

또, 아트스페이스 놀이터에서도 청년작가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에서 응모한 재능있는 청년작가 10명을 선정, 지역에 소개하며 활동 무대를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고 현대갤러리에서도 젊은 작가들을 위한 `한국미술 내일의 주역전`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제공했다.

외국 작가들의 전시도 이어졌다.
이공갤러리에서는 일본 교토 출신으로 지난 2002년과 2007년 미국 뉴욕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각각 개인전을 열었던 아리미치 이와사와 초대전과 배재대 교수로 재직 중인 로버트 왓킨스의 첫 개인전을 통해 외국작가들의 시선을 으로 바라볼 수 있는

▲ 강옥란 깨어나라
▲ 강옥란 깨어나라
▲하반기는 미술축제
전반기를 마친 대전지역 미술계는 하반기를 축제로 시작한다.
대전미술협회는 대전시가 주최하는 H2O페스티벌과 더불어 같은 기간 제1회 대전미술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대전시립미술관 야외전시장 등에서 펼쳐지는 `대전미술축제`는 야외미술 전시회를 통한 작품 전시뿐만 아니라 미술문화체험, 대전아트벼룩시장, 가족미술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이 기간 동안 작가들은 작업실을 외부로 옮겨 작가와 시민이 함께 도자기를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미술 문화체험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어렵게 느껴졌던 미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축제와 더불어 8월 14일부터는 시립미술관에서 대전미술의 과거를 되짚어보는 `대전현대미술 100년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그동안 대전지역 미술의 역사를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대전미술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미술에 한 위치를 점유한 작가들의 전시와 청년작가전이 계획돼 있고 이응노미술관에서는 고암의 작품 속에 내재돼 있는 서양문화와의 만남을 조명해보는 전시도 열릴 예정이다. /이시우 기자 jab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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