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전기를 세우십시오(열린지성 刊, 김중규지음)`는 ‘대전충남 뒤흔든 특종 현장 리포트`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대전과 충남지역에서 신문과 방송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엮어낸 특종기사와 그 뒷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 있다.
활자화된 기사보다 시시콜콜 기사화되지 못한 사건의 뒷 이야기는 늘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뉴스의 뒷 이야기가 더 재미있는 것은 독자를 위해 뉴스를 생산해내는 기자들의 취재과정이 뉴스만큼 다이내믹하고 흥미로워,
한마디로 기자들의 취재과정이 더 뉴스거리이기 때문이다.
특종기사의 현장에 취재기자로써 있었다는 사실 하나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특종 기사의 취재과정과 뒷 이야기는 기자들의 술자리 안주용으로 입에 오르내리는가 하면 후배들 사이에서는 무용담 섞인 선배의 노하우로 입을 통해 전해지기도 하고 시간이 흐르면 마치 전설처럼 회자하기도 한다.
‘윤전기를 세우십시오`에는 30여 편의 특종기사 취재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책에 실린 특종기사들을 굳이 분류하자면 ‘이런 얘기가 있던데` ‘그거 알아` 등 무심코 지나친 이야기에서 시작된 ‘카더라`내지는 ‘제보성` 특종부터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까지 꼬리를 무는 의구심을 해결하려는 ‘문제의식`이 바탕이 된 특종기사, ‘오로지 현장이다`라는 생각이 일궈내 특종기사 등이 있다.
‘~카더라`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잊지 않고 문제 의식을 갖고 끝까지 추적해 특종을 낚은 기사로는 다국적 기업 까프푸의 얄팍한 상혼을 고발한 ‘까르푸 처음부터 가짜회 판매`(중도일보 97년 보도)와 ‘부여에서 뭐가 나왔데는 한번 알아봐`로 시작된 백제문화의 진수 금동향로 발굴(대전일보 1993년 12월 22일 보도), 사회복지에 대한 인식을 바꾼 ‘영구임대 아파트 자가용족`(중도일보 1991년 2월) 등이 있다.
또 한국타이어의 안전불감증을 고발한 ‘한국타이어 직원 1년 새 8명 사망`(대전일보 2006년 8월17일 보도)도 “한국타이어에서 사람이 여럿 죽었다는데요”라는 후보의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됐다.
단순 사건기사였지만 기자의 끈질긴 추적으로 일군 오대양사건(대전일보)을 비롯 개발논리에 묻힌 서민의 아픔을 부각한 `그들도 우리 이웃(CBS), `독립사료 국가가 불태운다‘(충청투데이)등도 책을 읽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저자 김중규씨는 “특종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없지만 기자의 성실함과 노력,지속적인 관심 등은 일맥상통한다”며 “전국을 뒤흔든 뉴스 중심의 특종기사는 여러 번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지역 언론인 활동을 부각시킨 관련 서적이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출간배경을 이같이 말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