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기름값에 부담을 느낀 서민들이 차량 구입을 미루거나 중형차를 대신해 상대적으로 기름값 부담이 적은 경차 구입으로 선회하는 반면, 고소득계층에서는 여전히 경기에 아랑곳 하지 않고 대형차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런 현상은 대전지역 신규 자동차 등록 현황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올 들어 배기량 1000cc이하의 경승용차와 3000cc이상의 대형차는 꾸준히 증가한 반면, 1000~3000cc 사이의 중·소형차는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달 대전시에 신규 등록한 1000cc이하 경승용차는 모두 410대로 지난해 12월 신규 등록대수 164대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3000cc이상 차량 신규 등록대수도 지난해 12월 한달 간 39대에서 지난달 97대로 크게 늘었고, 지난해 12월 모두 1556대가 신규 등록했던 배기량 1000cc~3000cc 사이의 승용차는 지난달 1375대가 신규 등록하는데 그쳤다.
고유가와 경기침체 속에서 외제차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양극화 현상을 뒷받침 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적으로 한 달 평균 5575대의 외제차가 차량 등록을 마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한 달 평균 4249대가 팔린 것에 비해 30%가량 증가한 것이다.
경제적 양극화 현상이 자동차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대전의 한 자동차 판매업체 관계자는 “서민들이 차량 구입시 여러가지 경제성을 고려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반해 대형차나 수입차를 구매하는 계층은 경기에 상관없이 신차 구입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경유값 상승으로 SUV차량 대신 아예 고급 대형차로 눈을 돌리는 고객층도 늘어나는 등 여러가지 경기의 여파가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