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톳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산속의 작은 댐(사방댐)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 등산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모으는 오리와 자라 남매가 있다.
수변에 테라스와 관찰 데크가 있고 수련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사방댐을 찾는 등산객들은 수면 위를 유영하는 청둥오리를 부른다.
“오리야 이리와~ 자라야 어딨니?”
등산객 이명자씨가 오리와 자라를 부르자 기다렸다는 듯이 청둥오리가 이 씨를 향해 다가오고 잠시 후 어디선가 자라가 유유히 나타난다.
가져온 건빵을 가방에서 꺼내 오리와 자라에게 던져주던 이 씨는 “부르면 소리를 듣고 다가오는 오리와 자라를 보는 재미에 산에 올 때마다 건빵 한 봉지씩을 챙겨온다”며 웃었다.
“사방댐에는 청둥오리 한 마리와 자라, 비단 잉어, 붕어 등 여러 종류의 물고기가 살지만 오리와 자라가 단연 장동산림욕장의 명물”이라고 소개한 등산객 박웅서 씨는 “오리와 자라가 함께 사는 것 같지만 자라만 불러 먹을 것을 주면 오리가 멀리 도망가는 모습이 꼭 질투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고 말했다.
장동산림욕장 관리인 전성수(59)씨는 “청둥오리는 대덕구가 등산객들의 볼거리를 위해 가져다 놓은 것인데 자라는 누군가 방생한 게 아닌가 싶다”며 “등산객들이 산을 오르내리다 꼭 사방댐에 들러 오리와 자라를 구경하고 갈 정도로 유명 인사”라고 소개했다.
아들과 함께 사방댐을 찾은 주부 김민자(39 대전시 대덕구 와동)씨는 “등산 후 잠시 땀을 식히며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는 볼거리”라면서 “넓은 호수에 오리와 자라가 한 마리씩만 있어 외롭지 않겠느냐”며 몇 마리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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