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상태에서 포획한 한국늑대 7마리가 육로와 항공편 등 무려 9000여 km를 40여 시간 넘게 이동한 끝에 이날 대전동물원에 도착해 한국생활 적응에 들어간 것이다.
대전동물원이 1980년 경북에서 발견된 후 종적을 감춰 멸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한국늑대의 종 보존을 위해 노력한 것은 2004년부터.
한국늑대를 도입하기 위해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온 끝에 올해 4월 러시아 사라토프주와 늑대공급 등의 협조를 약속받아 4년 여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
이에 따라 올 6월에 볼가강 유역 내몽골 평원에서 야생 늑대 7마리를 포획해 사라토프 동물원에서 임시로 사육한 뒤 이날 머나 먼 여정 끝에 대전 땅을 밟았다.
이날 도착한 한국늑대는 암놈 3마리, 수놈 4마리 등 모두 7마리로 생후 5개월 가량 된 새끼들로 수송하는데 엄청난 공을 들였다.
또 장거리 이동 시 발생할 수 있는 탈진을 막기 위해 이동 전에 포도당을 아이스바 형태로 공급하고, 인천공항에서 대전동물원까지 이동 중에 스트레스로 인한 구토를 방지하기 위해 무진동 트럭이 수송에 나섰다.
이들 한국늑대는 대전동물원 검역검사소에서 5일 동안 정밀검역을 마친 뒤 새로운 생태에 적응하기 위한 개체 합사훈련과 기후 및 환경 훈련과정을 거칠 예정으로 건강상태에 문제가 없으면 조만간 일반인에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동물원은 플라워랜드와 통합해 새로운 테마공원으로 개장할 예정인 내년 5월 동물원 인근에 국내 최초의 늑대사파리를 조성해 한국늑대 복원과 번식의 학술적 기초자료로 삼을 계획이다.
대전동물원 관계자는 "한국늑대는 환경부가 별종위기종으로 지정하고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에 등재될 만큼 국제적인 보호를 받는 희귀종"이라며 "야생상태에서 포획한 한국늑대 도입을 계기로 국내 최고의 생태동물원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종명 기자 parkbell@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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