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겸 에스원 상임감사 |
우리 가슴 한 가운데는 사랑을 위한 공간이다. 본능의 목마름이 산다. 사람에게는 욕구가 있다. 사다리꼴이다. 맨 아래에는 먹고 싸고 자는 생리문제가 도사린다. 다음은 안전이다. 이게 충족되면 어디에 소속되고자 한다.
귀속감이다. 정 주고 받기를 원한다. 애정의 갈구다. 존재감을 느낀다. 공감을 체험한다. 둘이 하나의 둥지를 만든다. 가정이다. 단순히 거처하는 공간으로서의 하우스와는 다르다. 마음과 정서가 함께하는 홈이다. 패밀리다.
인간생활의 이 바탕이 흔들리고 있다. 만들고 이어가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돈 때문이다. 지구규모로 전개되는 자본주의가 승자만을 인정한다. 패자에게는 부활전이 없다. 다시 일어설 찬스가 주어지지 않는다.
대학 나와도 취직이 어렵다. 정규직은 하늘의 별따기다. 비정규직으로 발길 돌린다. 근로자 셋에 하나 꼴이다. 한 달에 평균 127만원이다. 시간강사는 80만원이다. 시간제는 56만원이다. 나름 힘 피면 결혼하려 한다.
요원하다. 나이만 속절없이 쌓일 따름이다. 그러다 보니 아이 생겨 부랴부랴 식장 찾는 커플도 생긴다. 사회현상의 하나가 되고 있다. 살림을 차려도 예전처럼 안락이 동행하지 않는다. 안정된 수입과 승진이 보장되는 시대가 아니다.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의 한파에 내둘린다. 40대 나이에도 대거 실업자로 전락한다.
집장만도 예삿일이 아니다. 와중에 육아와 교육비가 만만치 않다. 학원 보내지 않고 베기지 뭇 한다. 학과는 기본이고 영어도 배우게 한다. 예체능 한두 가지도 필수다. 격차가 생긴다. 있는 집은 다 해 준다. 없는 집은 손가락만 빤다. 하기야 수학여행지도 생활수준에 따라 기는 곳이 다르다. 심각하다. 학교교육 붕괴만이 아니다.
양극화의 원인이다. 경제력이 성적을 만든다. 대학과 직장을 좌우한다. 못 살아서 못 배우면 저소득 하류계층에 머문다. 세습된다. 국가의 역할은 안전보장이다. 대상은 국민이라는 사람이다. 인간안전보장이 국가책무다.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조건과 환경의 보장이다. 사람다운 삶을 산다함은 무엇인가? 가정 안에서 자녀 키우는 안온한 일상 영위하기다. 목표는 각자 달라도 좋다. 출발선만큼은 편차가 없어야 한다. 여기에 신경 써야 좋은 정부다.
성장은 자본주의고 복지는 공산주의라는 주장이 득세한다. 그렇지 않다. 사회를 이끄는 두 바퀴다. 복지가 충실해야 성장원동력이 배양된다. 양극화 축소정책이 가시화되어야 마음이 움직인다. 엄마를 교육과의 전쟁에서 해방시키는 교육격차 해소책이 첫걸음이다. 나도 내 자식 잘 키우겠구나 하는 믿음이 사랑의 촛불 켜게 한다.
가정이라는 사랑의 보금자리는 성역이었다. 법조차 안에 들어가지 않았었다. 행정도 울타리 밖에서만 존재했었다. 2차 대전이 끝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보호하기 위해 적극 개입한다.
운명하며 1918년이라 새긴 엘리노어. 44년 전 루스벨트가 바람피운 해다. 그래도 가정을 지켰다. 사랑은 그 만큼 중요하다. 지도자의 역할은 애정과 믿음의 촛불지킴이다. 사랑 중매쟁이가 되라는 뜻이 아니다. 인생 바람막이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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