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연희 인터넷방송국 취재팀장 |
실제로 선양 측은 23일 취재를 위해 방문한 취재진을 향해 “좋은 취지의 취재인 줄 알았지 등산객들의 제보가 있었다는 게 납득이 안 간다”며 경쟁업체에서 민원을 넣은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 2006년 장동산림욕장 황톳길을 만든 선양은 매년 5월 에코 힐링(eco-healing·자연치유) 마사이마라톤대회와 매월 맨발걷기 행사에 맞춰 수만t의 황토를 깔고 길을 정비하고 계족산 관리팀을 운영하는 등 황톳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일이고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맨발걷기를 하는 사람들 모두가 좋다고 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대전 시민에게 '웰 빙' 황톳길을 선물하고 계족산을 대전의 명소로 국내외에 알렸는데 장마철과 해빙기 길이 질척거리는 것쯤은 이해해 줘야하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그런데 장동산림욕장을 맨발걷기와 마라톤을 하기 위해서만 찾는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임도를 오르는 노부부도 있고 아장아장 걷는 꼬마 손을 잡고 온 가족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산을 찾는 등산 마니아도 있다.
이들에게는 바람 불면 흙먼지 날리고 우기와 해빙기 미끄럽고 질척거리는 황톳길이 달갑지만은 않다.
황톳길을 만들려면 단 100m라도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대로 조성해야지 행사 때만 흙 몇 차 쏟아붓고 생색내느냐고 비난하는 등산객들은 황토에 등산화가 푹푹 빠지고 미끄러지는 겨울에도 맨발로 다니라는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봄 가을 마라톤과 맨발걷기 체험을 위해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할 수 있지 않느냐는 선양과 부실한 황톳길로 등산로만 망가졌다는 등산객들의 동상이몽, 한 끼 잘 먹으려고 열흘 굶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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