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를 기점으로 대전지역 초등학교가 방학을 맞았다. 폭염으로 수업자체가 어려웠던 탓에 학생들은 방학식과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뿐. 방학기간 중 주요 교과목에 대한 보충과정을 실시한다는 말에 학생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다.
여름방학중 보충과정을 실시하는 학교는 동부 54개(77.1%), 서부 44개(65.7%) 등 모두 98개에 달한다. 동부 A초등학교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한 달에 가깝게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야 한다. 서부 B초등학교는 지난 14일 보충과정이 시작돼 다음달 14일이 돼야 학생들을 놓아줄 계획이다.
이같은 보충과정은 오는 10월 8일, 14~1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하는 전국단위 평가를 대비하려는 일선 학교장들의 의지 때문. 12월께 우수·보통·기초·기초학력미달 등 4단계의 평가결과가 공시되면 전국 광역시·도간 성적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까지는 표집조사로 일부 학교에 대한 결과만 나왔지만 올해부터는 전국 모든 학교의 성적이 반영되는 전수조사라는 점 역시 일선학교를 비상상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정부의 학력정보 공개 의지로 초등학생들의 무한경쟁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향후 학교 성적에 대한 일선교장들의 책임제가 실시되면 초등학교부터 학생들은 피 말리는 학력전쟁에 끌려다녀야 해 안타깝기만 하다”고 밝혔다./이경태 기자79y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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