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용석]가난한 사람이 없는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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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용석]가난한 사람이 없는 대전

[기고]허용석 관세청장

  • 승인 2008-07-21 00:00
  • 신문게재 2008-07-22 20면
  • 허용석 관세청장허용석 관세청장
▲ 허용석 관세청장
▲ 허용석 관세청장
지난 6월초 관세청 사랑동호회원 20여명과 함께 대전 서구 노인복지회관에서 300여명에 이르는 어르신들께 위문금품을 전달하고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평소 주변 사람들이 하는 많은 선행을 듣고, 읽고, 보아왔지만 직접 봉사활동을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를 직접 경험하고 봉사의 기쁨도 깨닫게 해 준 소중한 기회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우리 주변에 아직도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혹자는 ‘가난은 단지 불편할 뿐`이라고 말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 매슬로우(A.Maslow)는 인간 욕구에 생리적, 안전, 사회적, 존경, 자아실현의 욕구 가 있고 생리적·안전욕구 같은 기본 욕구가 충족돼야 비로소 사회적· 존경· 자아실현의 욕구 같은 한단계 높은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는 ‘욕구 5단계설`을 주장했다. 한마디로 배고픔 같은 기본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서는 타인으로부터 존경 받겠다는 한차원 높은 욕구의 추구가 어렵다는 애기다.

간디는 ‘빈곤은 지속적인 폭력`이라고 했고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악과 가장 나쁜 범죄가 가난`이라고 했다. 빈곤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하고 인간성을 황폐화 시킨다. 굶주린 배를 움켜쥐고 있는 사람에게 성인·군자 같은 윤리와 도덕을 기대하기는 실로 어려운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 실정을 보자. 자기소득이 전체가구 평균소득의 절반을 밑도는 소위 ‘빈곤가정`의 비율이 외환위기때인 1997년 8.9%에서 지난해 12.8%로 높아졌다. 외부의 도움으로 밥을 먹는 절대빈곤 어린이도 55만명이나 된다.

‘빈곤가정`이 늘어나는데 대응해서 정부는 복지지출 비중을 1997년에 GDP 대비 3.9%에서 2006년 7.5%로 늘렸지만 빈곤가정 문제를 해결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1기관 1빈곤가정 맺기 운동`을 제안한다.

우리 사회에는 남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략 235만에 이르는 `빈곤가정`이 있다. 이 문제는 정부가 해결해야할 과제이지만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정부재정도 충분치 못해이중 절반정도를 정부가 해결한다고 가정할때 117만 정도가 남는다. 이들을 민간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종교단체가 6만8000개, 종업원 20인 이상인 사업체가 10만4000개, 공공기관이 1만2000개, 2만3000여개의 학교가 있다. 모두 20만7000개에 달한다. 이 숫자와 민간이 담당하고자하는 빈곤가정을 대비하면 대충 한 기관이나 단체에 5곳 정도의 빈곤가정이 돌아간다.

좀 더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한기관이나 단체가 부담할 빈곤가정은 5곳에 훨씬 못미친다. 왜냐하면 학교를 하나로 보았는데 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학년별로 1개의 빈곤가정을 담당하면 필자가 추정한 20만7000개 기관이나 단체 숫자는 훨씬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관세청만 해도 전국세관에서 48개 빈곤가정을 돌보고 있다.
개인이 나서서 빈곤가정을 돕는 일은 현실적으로 시간과 비용측면에서 부담이 되고 지속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기관이나 단체에서 여러 사람이 같이하면 부담도 덜고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도 준다. 같이하는 봉사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오랜기간 지속가능한 활동을 할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민간에서 ‘1기관 1빈곤가정 맺기 운동`이 일어나 우리 국민 모두가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활을 하는 ‘흐뭇한 사회`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오늘 대전부터 이 운동을 시작해 대전 거주민 모두가 기본적인 생활은 하는 ‘흐뭇한 대전`을 만들어보자. 전국 232개 기초자치단체중 최초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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