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욱 목원대 교수·대전시 정책자문위원 |
어릴 적 여름이면 요새 철거를 앞둔 홍명상가 밑의 목척교(木尺橋)에서 물놀이 하던 일과 중학시절 친구와 자전거하이킹을 조치원으로 갔다가 도저히 힘이 들어 돌아오지 못해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오면서 차창 밖으로 휙휙 지나가는 풍경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추억들이 KTX 고속기차처럼 빠르게 사라져간다.
100여 년간 우리와 함께 숨 쉬던 문화는 어디로 가야하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대변해 줄까? 21세기에 들어와 세계화라는 구호아래 건축물들은 거대화되어가고 도시는 급속한 개발, 확장으로 인간은 자연환경에서 멀어지고 인공적인 환경에서 살아가게 되었다. 그 결과 우리가 만들어 놓은 문화는 하루아침에 없어지고 이질적인 타문화가 그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요새 우리주위에선 급속한 산업화의 산물인 구도심, 도시재생이 사회적 이슈이다. 대전의 정체성을 살리고 창조문화도시로 나가야할 방향은 어디인가?
필자는 먼저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유지 발전해야한다. 대전의 역사문화와 새로운 문화자원이 발굴이 되고 이러한 내용을 지역주민이 여러 가지 논의를 통하여 소리가 높아지기도 하는 토론을 거듭하면서 지역주민의 공감대속에서 도시의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도시 내의 건축은 주민을 위해 개방하고 건축물의 공공성을 활용하고 개방형 문화예술의 수용이 있어야한다.
또한 도시를 전면개발보다는 하나의 감동을 주는 건축물이 되어야 하고 지역민이 살아가면서 향유할 수 있는 문화의 다양성이 함축되어 있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면 옛 도시구조 자체를 상실할 수 도 있다. 그로인해 도시자체가 상업적 도시로 변모해가는 큰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다. 지역의 문화유산과 건물과의 관계는 지역에서 살고 있는 구성원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지가 중요하다. 지역주민의 이해를 구하고 이해를 도모하고 지원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지역주민과의 의사소통이 열려질 때 함께하는 문화도시가 눈앞에 펼쳐질 것이다.
내년엔 대전이 1905년의 그 때처럼 좋은 호기를 맞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행사인 전국체전 60회 개최와 국제적으로 대전이 과학도시의 명성에 걸맞는 IAC(국제우주대회) 개최, 대전부(大田府)에서 대전시(大田市)로 승격한지 60년이 되는 해이다. 이러한 행사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주민 모두가 능동적으로 참여해 창조적 시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축제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