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현]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를 배우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명현]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를 배우자

[경제칼럼]김명현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 승인 2008-07-20 00:00
  • 신문게재 2008-07-21 21면
  • 김명현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김명현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 김명현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 김명현 한국주택금융공사 대전지사장
유로 2008에서 러시아를 4강에 올려놓은 히딩크가 다녀갔다. 그의 익살맞은 윙크와 열정적인 어퍼컷 세레머니는 왠지 긍정과 희망을 느끼게 한다.

실제 그가 이룬 놀라운 업적과 리더십에 많은 사람이 열광한다.
철저한 과학적 분석을 중시하며 전체를 보면서도 개인을 놓치지 않는 세밀함, 그라운드의 상황변화를 신속히 읽어내고 과감하게 전략을 수정하는 결단력에 박수를 보낸다.

그런 히딩크 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이 튤립과 풍차, 고흐 등으로 유명한 그의 나라 네덜란드다.
한반도 1/5의 크기에 국토의 1/4 이상이 해수면 아래임에도 간척과 화훼 등으로 우수농업국가의 지위를 누리고 있다.

유럽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지만 법인세율 등을 낮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노동인구의 절반이 계약직이지만 폴더모델(Polder Model)로 알려진 노사정협약을 통해 유럽 최저의 실업률과 가장 안정된 주거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 말 무역규모가 약 1조달러로 유로존(Euro Zone) 15개국 중 가장 모범적인 경제성과를 자랑한다.

역사적으로도 16세기 신교세력의 중심지였으며 17세기 동인도회사를 통해 주식회사제도를 창안, 오늘날 자본주의의 토대를 제공했고 한 때는 영국과 스페인에 버금가는 해상왕국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를 3백년간 통치했고 남아프리카에 이어 미국의 초기 뉴욕을 건설한 것도 이들이다.
나가사키를 통해 일본의 근대화를 촉발시켰고 이런 배경 아래 오늘날에도 금융과 국제행정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좁고 척박한 땅에서 오로지 맨파워에만 의존해야 했던 네덜란드가 이렇게 되기까지는 일찍부터 상업과 실용, 도전을 중시하는 국민정신이 작용한 듯하다.

음식값을 제각각 나누는 더치페이(Dutch pay)를 통해 체면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정서를 엿볼 수 있다.

운하도시인 수도 암스텔담은 인구의 절반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고 알뜰구매를 위한 벼룩시장으로도 유명하다.

국제식품규격(CODEX) 1호 식품인 고다치즈는 국제거래 및 국가브랜드 육성에 이들이 얼마나 앞섰는가를 알게 한다.

대륙의 끝에서 프랑스, 독일, 영국과 같은 열강에 둘러싸인 네덜란드는 환경, 지정학적으로도 우리와 매우 흡사하다.

돋보이는 점은 국민 대다수가 자국어 외에 영어는 물론 주변국의 불어, 독어까지 능숙하게 구사한다는 점이다.

사방이 다국어 안내판 투성이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정체성을 문제삼는 이가 없다. 여러 언어의 습득에는 오히려 남다른 노력과 교육이 수반되어야 할 텐데 이는 다국어를 통해 국제거래의 기회를 배가시키고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이해된다.

중국의 부상과 함께 국제질서가 새로이 재편되는 오늘날 과거처럼 특정국가만을 좇는 것은 문제가 많다.

明·淸교체기나 일제강점기에 조상들이 겪었던 신구세력 간의 갈등은 낡은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촛불집회를 통해 지금도 재현되고 있다.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대가는 외침과 씻을 수 없는 굴욕이었다. 조만간 북한을 포함, 중국과 유라시아를 잇는 대륙철도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따라서 주변국과의 사소한 갈등은 최소화하면서 교역을 극대화하는 미래지향적이고 유연한 전략이 절실하다. 더 많은 외국인이 편하게 드나들게 하고, 한자교육 등 다국어 확산을 통해 인프라를 강화할 필요도 있다.

쇠고기파동에 오일쇼크에 온 나라가 시끄럽다. 히딩크와 함께 4강 신화의 추억에 빠지는 것도 좋지만 그를 낳은 네덜란드를 통해 그들의 합리주의와 실용정신을 배우는 것이 경제살리기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유로가 그토록 막강하던 달러를 대체하기까지 영국과 같은 나라가 망설일 때 네덜란드는 과감하게 유럽연합(EU) 결성을 앞장서 주창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하였다. 강소국(强小國) 네덜란드인들의 유연함과 자신감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찾아가는 마을돌봄서비스 ‘마음아 안녕’ 활동 공유회
  2.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