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새 박사’ 윤무부(67) 경희대 명예교수가 대전을 찾았다.
남극탐험 이후 오른쪽 팔에 깁스를 한 불편한 몸으로 17일 중구 아카데미에서 ‘새들의 세계와 인간’이란 주제 강연을 한 윤 교수는 소박하면서도 솔직한 입담으로 참석자들을 매료시켰다.
▲ ‘새 박사’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 |
부인 김정애씨의 고향이 충남 예산이어서 대전까지 자신을 태워다 준 아내가 연신 즐거워했다고 밝힌 윤 교수는 “지금도 서너 달에 한 번씩 목욕하지만 신혼 때도 출장가면 20여일 목욕도 않고 옷도 안 갈아입어 새들은 자연의 냄새라고 좋아하지만 집에서는 엄청나게 구박을 당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질서에 순응하지 않는 경솔한 처사”라고 지적한 윤 교수는 “외국에선 운하를 만들기 10~20년 전부터 생태계와 환경에 대한 적합성 검토를 하는데 이명박 정부에 이런 사전조사를 했는지와 왜 운하를 하려는지 궁금하다는 질의서를 보냈는데 대답이 없다”고 비난했다.
▲ 윤무부(67) 경희대 명예교수가 17일 중구 아카데미에서 ‘새들의 세계와 인간’이란 강연을 했다. |
우리나라 산과 바다를 누비며 직접 찾아낸 새를 보여주고 새 소리를 들려준 윤 교수는 “불과 몇 십 년 전만해도 흔히 볼 수 있던 저어새와 따오기, 해오라기, 알락할미새 등이 점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며 “도심에 사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다양한 새와 새소리를 들려주고 싶은 생각에 새를 찾아다니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고희를 앞둔 나이에도 조수(?)이자 동지인 아들 윤종민(미시건대 박사과정)씨와 함께 탐조여행 계속하고 있는 윤 교수는 “어디로 어떻게 사라질지 모르는 새들을 찾아 지켜주고 싶다”며 새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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