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과 ‘대화하는’ 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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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과 ‘대화하는’ 이 사람

31일까지 대청댐 대청문화전시관 ‘장승의 세계’展

  • 승인 2008-07-17 00:00
  • 신문게재 2008-07-18 25면
  • 임연희 기자임연희 기자
익살스런 표정으로, 때론 무서운 눈매로 보는 사람을 울고 웃기는 장승과 대화하는 사람이 있다.

30여년 장승을 만들면서 장승과 이야기를 나누는 공예가 목정(木丁) 민도재(53)씨는 “허허 웃기도, 화를 내기도 하는 장승은 볼 때마다 그 얼굴이 달라 장승과의 대화가 즐겁기만 하다”며 “수없이 많은 장승을 만들었지만 같은 얼굴은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민 씨의 말처럼 대청댐 대청문화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는 ‘장승의 세계-백혈병 어린이돕기 장승 전시회’에 민 씨가 내놓은 장승200점은 모두 얼굴과 모양이 각기 다르다.

장승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이 이 땅에 태어나 살면서 주거지역 주위에 돌이나 큰 나무를 가져다 놓거나 나무나 돌 주위에 주거를 하면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지금도 마을 어귀에 목장승이나 석장승이 세워진 곳이 많다.

▲공예가 목정(木丁) 민도재씨
▲공예가 목정(木丁) 민도재씨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장승들은 민 씨가 지난 6년 동안 준비한 것들로 재개발지에서 가져온 소나무를 껍질을 벗기고 건조하는 4년여의 과정을 거쳐 비로소 작업이 가능하다.

“최소 30년에서 100년 정도 된 소나무를 들여다보며 어떤 얼굴로 만들지 이야기를 나눈 후 나뭇결과 모양에 따라 스케치 없이 직접 작업 한다”는 민 씨는 “장승에 대해 무섭다는 선입견이 많은데 사람과 밀접한 곳에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 온 신령스런 장승에게 말을 걸어보라”고 권한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장승의 역할도 변해 요즘은 정원이나 현관 입구에 조형물로 설치하거나 실내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된다는 게 민 씨의 설명이다.

그래서인지 할머니·할아버지뿐 아니라 엄마, 아빠, 아이 등 가족 장승이 많고 해맑게 웃는 모습과 놀란 표정, 꾸중 들어 골이 난 어린 아이 얼굴의 장승들이 눈길을 끈다.

백혈병 어린이 돕기란 부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10만~50만 원 정도에 장승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데 이번 전시회 수익금은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사용된다.

▲공예가 목정(木丁) 민도재(53)씨는 오는 31일까지 대청댐 대청문화전시관에서 ‘장승의 세계-백혈병 어린이돕기 장승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기간동안 판매되는 장승의 수입금은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사용된다.
▲공예가 목정(木丁) 민도재(53)씨는 오는 31일까지 대청댐 대청문화전시관에서 ‘장승의 세계-백혈병 어린이돕기 장승전시회’를 열고 있다. 전시기간동안 판매되는 장승의 수입금은 백혈병 어린이 돕기에 사용된다.
비수기라는 휴가철에 전시회를 연 데 대해 민 씨는 “방학과 휴가를 맞아 일반인들은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가지만 심신의 고통을 겪는 백혈병 어린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뜸할 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어서”라고 들려줬다.

장승전시회는 오는 31일까지 계속되는데 대덕구 상서동에서 목정공방을 운영하는 민 씨는 장동에서 매주 수요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무료 목공예 강좌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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