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희선 중부대학교 총장 |
교육효과에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교사행동으로 밝혀졌다. 수업계획과 교재를 면밀히 준비하느냐, 알아듣도록 재미있게 가르치느냐, 학생 개개인의 사정에 정통하느냐, 숙제와 시험결과를 반드시 살피고 잘못을 철저하게 지도하느냐는 등의 교사 행동 여하가 가장 큰 결정요인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느라고 방대한 예산을 쏟은 상식적 사고에는 ‘의외’의 결과 겠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라고 본다. 아무리 첨단 멀티미디어 시설이 있다고 하여도 교사가 그것을 쓸 마음이 없고 능력도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이다. 교육비 과다, 학급당 학생 수와 교사의 교육연한 정도 등은 진정한 교사행동이 표출된다는 전제에서만 학습효과 증대에 기여한다.
교육성과의 결정자는 우선 우수한 교사행동이다. 그리고 바람직하고 ‘신바람 나는’ 교사 행동의 표출은 그에게 자율성이 주어지고 사기가 드높을 때인 것이다. 교사의 자율성 제고를 위한 시책은 모든 교육정책에서 선행돼야 한다. 반면 교사에게 자율성이 주어지는 정도에 따라서 그 만큼의 전문적인 책임이 수반한다는 것도 강조된다. 어디에서나 무릇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
교사의 전문성, 전문직적인 자율의 책임에는 크게 세가지 요건이 강조된다. 전문적 사명감, 전문적 식견과 기량, 전문적 윤리 등이다. 이 셋은 교사의 인성과 교사교육 그리고 현직에서의 부단한 연수와 노력으로 보장된다. 긴 세월의 타율적 풍토 때문에 교사들에게서 전문적 사명감의 저하, 전문적 식견과 기량의 저조, 전문적 윤리의 희석 사례를 자주 보게 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고, 그런 교사의 교실에서 어떤 아이들이 길러지는지를 생각할 때 극히 걱정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한편 타율의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과 식견과 윤리를 견지하고 있는 많은 교사들이 있다. 그들은 교직의 여건이야 어떻든 아이들의 영롱한 눈동자가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한 어떤 상황에서든 가르침에 열정을 쏟는 분들이다. 타율의 구름이 걷히면 그들은 더 큰 환희와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믿는다.
교육행정이 교육의 이런 본질적인 특징에 제대로 부응해 오지 못한 것이 급기야 ‘교육 붕괴’라는 오늘날의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들을 깊이 인식하고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 요즘처럼 교육행정이 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우왕자왕하며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극히 우려스럽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단기적 미봉책에서 헤어나지 못함으로써 장기적인 성격의 교육발전을 향한 일관된 방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교육정책을 진단하고 새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본다.
장기적 전망과 안목에 의한 체계적 접근을 통해 교육문제를 본질적으로 인식하고 근본적인 치유책과 발전을 창안하여 추진하는데 총체적 노력이 결집되어야 할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우선적으로 강조해야 할 교육정책은 ‘우수교원’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감스럽게도 정부의 교원정책은 지금까지 대체로 3순위 기능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어서 교육에 대한 장기 목표와 정책이 결정되는 과정의 막바지에 와서야 논의되는 경향이 있었다. 교육이 국가발전의 근간이 된다는 중요성이 부각될수록 교육활동의 주체가 되는 교원의 역할이 강조된다. 따라서 현 정부는 먼저 우수 교원을 확보하는 정책에 우선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종합적인 대책과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하며, 획기적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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