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김 모(44·여)씨는 대전시청 1층에 마련된 고객휴게실을 찾았다가 젊은 학생들과 입씨름을 벌이고 매우 불쾌해 졌다.
김씨는 “얼마 전 시청 근처에서 점심식사를 한 뒤 휴게실에 들어가 차 한잔 하려고 했는데 테이블마다 책이 펼쳐져 있고 가방까지 있어 앉을 곳이 없었다”며 “한 참을 기다린 뒤에야 자리로 돌아오는 학생한테 그 이유를 물어보니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라는 짜증 섞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청사 휴게실은 시민들이 민원업무 등을 위해 대기하면서 쉬는 곳인데 일부 학생들이 점령하다시피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 아니냐?”라며 볼멘소리를 했다.
▲ 대전시청에 마련된 민원인을 위한 휴게소에 고시 및 취업준비를 하는 고시족들이 이른 아침부터 자리를 차지한 채 장시간 잡아놓고 있어 대전시청 청사 관리소에서는 급기야 협조문까지 내걸고 있다. /김상구 기자 |
대전시가 시청사를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일부 ‘고시족`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젊은 학생들이 1층 고객휴게실, 2층 민원실 주변 테이블에서 장시간 책을 펴고 공부하는 경우가 많아 휴식공간을 빼앗긴다는 민원인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15일에도 1층 고객휴게실 10여 개 탁자와 과 2층 민원실 주변 테이블은 대부분 젊은 학생들이 장시간 점령하고 있었다.
이들은 점심시간에도 책과 가방을 테이블에 고스란히 펴 놓은 채 식사를 하러 가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때맞춰 휴게실 등을 찾은 민원인들의 원성을 샀다.
학생들이 시청사를 도서관처럼 이용하는 이유는 무더운 여름철 청사 냉방이 잘 될 뿐더러 둔산 지역에서 대학 도서관보다 접근성이 편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시청 3층에 52석 규모로 마련된 시청 학습실이 냉방시설 공사 때문에 오는 18일까지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최근 더욱 심화됐다.
대전시가 얼마 전에는 휴게실 내에 ‘개인공부를 위해 장기간 앉아 있는 경우를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붙였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장기 점령하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시 관계자는 “휴게실을 점령한 학생들 때문에 민원인의 불만이 높지만 그렇다고 대전시 입장에선 공부하는 학생들을 무턱대고 쫓아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며 “간혹 학생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자리 이동을 권유해 보기도 하지만 잘 개선되지 않는다”며 난감한 처지를 토로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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