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기상 예보에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불볕 더위 등으로 시민들이 그 어느때보다 날씨 정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기상청의 예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의 불만은 당초 비소식 없이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보됐던 지난 주말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면서 폭증했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지난 11일 예보를 통해 대전·충남 지역에 당분간 비소식은 없고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오후 11시 발표 기상정보 역시 서해안지방에만 오전 한때 비가 조금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바로 몇 시간 후인 12일 새벽부터 내륙지방에까지 비가 쏟아지면서 피서계획을 세웠던 시민들은 못 믿을 기상 정보에 불만을 터뜨렸다. 시민 정모(28)씨는 “비가 오지 않을 거란 예보를 믿고 주말에 친구들과 물놀이 계획을 세웠는데 갑자기 비가 와 취소했다”며 “한 두번도 아니고 요즘 날씨 예보가 제대로 맞은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날 예보도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내릴 것이란 3일전 주간예보를 뒤집은 것이었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당초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장마전선의 세력이 약해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갑자기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해상에서 수증기의 영향을 받아 다시 세력을 형성, 일부 지역에 비를 뿌렸다”고 해명했다.
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된 이후 기상청의 예보가 틀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20일에는 주말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이날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지 않은 것을 비롯해 최근 몇 주간 오락가락하는 예보가 계속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빗나간 예보를 비난하는 글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휴가를 앞둔 시민들이나 날씨에 민감한 공사 현장 관계자 등은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공사현장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일기 예보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예보가 오락가락하면 공사일정에도 차질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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