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웅 충남발전연구원장 |
지방자치제 부활은 지역주민 상호간 연대감과 소속감 및 책임의식을 높이고, 지역을 단순한 생활공간에서 벗어나 고유의 정체성과 문화적 전통을 지닌 공동사회의 삶의 터전으로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지역의 자치와 자율역량도 크게 증진됐다. 지방의회는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활발한 입법 활동과 지역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명실상부한 대의기관의 위상을 확립됐고, 지자체는 중앙정부의 일방적인 통제와 지시에 의존하는 행정관행에서 벗어나 자율적·창의적 노력으로 주민복지와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역은 더 이상 국가발전의 피동적 수혜자가 아니다. 지역은 오히려 국가발전을 선도하는 능동적 주체로 변모하고 있다. 민선4기 2년간 38조원에 달하는 국내외 투자 유치와 377억 달러의 무역흑자, 그리고 전국 평균의 2배가 넘는 고도의 경제성장을 달성한 충청남도는 지역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부활이 언제나 성공적인 결과만을 가져 온 것은 아니다. 지방분권을 위한 수많은 정치적 의지 표명과 정부의 실천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 실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지방분권 노력이 실질적인 지방자치의 실현보다는 정치적 업적과 명분 쌓기에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형식적인 성과달성에 매달려온 지방분권 추진방식의 획기적 전환이 요구된다.
우선 중앙집권적인 행정 시스템과 제도를 타파할 수 있는 뚜렷한 비전과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현재 중앙정부 부처들은 정책결정과 예산배분 권한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 간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개별적인 지방이양과 분권만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지방자치제 도입이후 2007까지 중앙정부 사무 중 약 3,000건이 지방에 이양됐다. 그러나 아직도 국세와 국가사무 비중이 각각 80%와 71.8%에 달한다.
중앙정부 중심의 행정 체계와 예산배분 구조를 방치하고는 실효성 있는 지방분권은 기대할 수 없다.
또 지방분권은 정치적 이념의 실현보다는 지역발전과 주민편익 증진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 그동안 지방자치와 분권은 제도적 형식과 정치공방에 밀려 지역사회와 주민과의 밀착성이 부족했다. 향후 지방분권은 주민복지, 지방행정의 효율성 및 지역발전 촉진 등 실용적 가치 실현에 치중해야 한다. 지역 밀착형의 지방이양과 함께 사무와 재정의 동시적 이양 및 수요자 중심의 목표 지향적 일괄이양 방식이야 말로 실용적 지방분권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지역분권은 지역 선도적이고 상향적인 방식으로 추진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획일적이고 하향적인 방식으로 추진됐다. 중앙의 일방적 지방이양 추진방식은 지방자치와 자율 역량을 높이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지방분권의 실용성 증진을 위해서는 앞으로 지역사회의 주도적 참여와 창의가 존중되는 지방분권 추진방안이 모색돼야 한다. 지역 선도적 실용적 지방분권 추진으로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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