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이번 파업이 자칫 가을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건설사는 유가급등과 물가상승으로 노조의 요구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협상을 기피하고 있고 노조는 더욱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대전시는 뒤로 물러선 채 해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안갯속 협상 = 지난달 16일 총 파업에 돌입한 건설노조는 7일을 기해 파업 23일째를 맞고 있지만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노조측은 최저단가를 제시했음에도 건설사가 수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이고 건설사들은 경제상황에 여러 악재가 겹쳐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
노조의 요구조건에 부담을 느낀 일부 건설사들은 협상을 기피하고 있다.
굴삭기 임대료 협상에서 건설사의 미온적 대처에 감정이 상한 노조측은 협상이 진척됐던 덤프 협상도 무효화 시킬 태세다.
▲협상지연 왜? = 화물연대 운송거부의 경우 물류수송이 막히면 국가기반산업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 정부나 지자체가 발벗고 나서 타결점을 찾았다.
하지만 건설노조 파업은 정부나 지자체가 국민생활과 직접 연관이 덜하다는 판단에 미온적 대처로 장기화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와 노조가 서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것이지만 해결점은 커녕 협상 자체가 무의미한 상황이다.
대전 서남부지구의 경우 연말까지 문화재발굴 조사기간인데다가 장마가 맞물려 덤프나 굴삭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장기화되는 이유다.
건설사가 조급하게 협상에 응해 노조의 과도한 요구조건을 받아들이면서까지 달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대전시도 급할게 없기 때문에 노조의 동향 파악만 할 뿐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 나서야 = 이번 파업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선 대전시가 나서 노사 양측의 중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시는 ‘개입이 어렵다`, ‘권한이 없다`는 식으로 발을 빼고 있어 사태 해결을 위한 의지 조차도 없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시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파업이 공사철인 가을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아직 급할게 없다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자칫 더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노조나 건설사 모두 어려운 상황이어서 서로의 조건을 모두 포용할 수 없다”라며 “하지만 양측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시가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는 최대한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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