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리송한 책의 작가는 성석제씨로 1960년 경북 상주생이다.
1986년 시로 등단한 후 94년 소설집 '그 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내면서 문장으로 표현하는 농담의 세계에 입문했다고 본인이 말한다.
이 책의 내용에 보면 시로 등단 후, 바둑에 몰두하면서 관전기를 쓰는 일에 빠지기도 했고 그런 경력을 통해 간결하면서도 농담이 섞인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게기가 되었다고 밝힌다. 아무튼 그는 Yashica 일안 리플렉스 필름카메라를 가지면서부터 카메라에 빠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캐논 SLR 카메라로 자신의 존재와 삶 자체를 필름, 메모리카드 , 인화지임을 명심하고 살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나는 카메라다, 길 위의 문장, 마음의 비경 이렇게 3가지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 '나는 카메라다'에서는 작가의 성장과정에서 일어났던 추억들을 적으면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길 위의 문장'에서는 작가가 여행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중심으로 맛있는 음식에 대한 추억들을 중심으로 엮었고, '마음의 비경'에서는 작가의 현재 생각을 에세이로 적고 있다. 작은 단편 하나 하나가 우리가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문제를 이런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참 재미있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준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이다.
동요 '반짝 반짝 작은 별'을 이렇게 해석한다.
이 동요는 전 세계적으로 부르지 않는 나라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멜로디이며 이 멜로디는 원곡이 모차르트의 “아 말씀드리지요 어머니, 주제에 의한 열두개의 변주곡이 원곡이라고 한다.
모차르트는 스물두살 되던 1778년 프랑스 파리에 반년쯤 체류한 적 있는데 이때 '아, 말씀드리지요, 어머니'의 멜로디를 접했을 것이라고 하며, 당시 알로이지아라는 아가씨와 결혼하려 했지만 모차르트 아버지가 ‘여자는 멀리하고 돈부터 벌어라`는 말로 반대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다시 파리에 갔지만 일자리는 구해지지 않았고 실망한 어머니 안나는 병에 걸려 숨지고 말았다.
고향으로 돌아가던 모차르트는 뮌헨에서 성악가로 일하던 알로이지아에게 다시 청혼하려 했지만 그녀의 집안으로부터 딱지를 맞았고, 2,3년 뒤 프랑스에서 접한 민요의 선율을 주제로 열두개의 변주곡을 만들었다. 이 노래를 만들고나서 얼마 안 있다가 모차르트는 이미 결혼한 알로이지아를 포기하고 동생 콘스탄체와 결혼했다고 한다.
이 곡의 명랑하고 선명한 멜로디는 미국에서 'twinkle twinkle little star'가 되어 널리 불렸고, 우리나라에서도 윤석중씨가 곡을 붙여 '반짝반짝 작은 별'이라는 동요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데 , 이 노래를 계속해서 듣다보면 명랑하게 찰랑거리는 피아노의 멜로디 사이에서 어른거리는 반짝거리는 빛나는 보석 같은 슬픔이 느껴지기 시작해 다 들을 무렵이면 서늘한 슬픔이 가슴 밑바닥을 채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 원인이 바로 이 곡을 만들 당시 모차르트가 겪은 아픈 사랑이야기 때문일 거라고 작가는 추측하고 있다.
'책도둑의 변명'이라는 대목에서도 자신의 성장시절 책을 너무나 좋아해 책을 도서관에서 실제로 훔쳤던 기억을 이렇게 적고 있다.
십대 중반에서 이십대 초반까지 나는 책도둑이었다. 주로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집으로 가져와 실컷 보았다.
재능 있는 책도둑은 아무 책이나 훔치는 것이 아니라 훔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훔친다. 다른 것이 아닌 책을 훔침으로써 문명과 역사에 대한 안목을 넓히며 지식과 감성의 이종교배로 유전자를 개량할 수 있다. 훔친 책은 가슴을 뛰게 하는 긴장이 부작용처럼 곁들여지고 잘 읽히고 쉽사리 잊히지 않았다. 나보다 수준 높은 책도둑의 서고에서 동굴 속의 알리바바처럼 넋이 나가 서 있던 적이 두어 번 있었다. 그 정선된 보물을 다시 훔침으로써 우리 책도둑들은 시대정신을 공유했다.
책을 훔치면서 알게 된 진리가 하나 있다. 훔친 책은 언젠가는 도둑질을 당한다는 것이다. 군대에 갔다 왔더니 어떤 녀석인지 내가 피땀 흘려 훔쳐 모은 책만 골라 가져가버렸다. 샀거나 물려받은 책은 귀신처럼 알고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아무튼 ‘이 책은 재미있다.` 가장 적합한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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