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반도의 해산물 먹거리는 4월초 남면 마검포의 실치회를 시작으로 5월 안흥항 꽃게와 몽산포의 주꾸미, 태안 해역 전역에서 잘 잡히는 갑오징어, 우럭, 놀래미회의 깊은 맛은 봄철 식욕을 돋구기에 충분한 계절 음식이다.
6월부터는 원북면과 이원면의 갯벌에서 잡히는 밀국낙지가 이어지며, 7월은 농어회, 8월은 붕장어 구이가 철을 다퉈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9월부터 시작되는 백사장의 대하가 끝날 쯤인 11월 하순에는 간자미와 굴회가 다음해 2월 초순까지 이어진다.
그중에서 요즘 제철을 만난 우럭, 놀래미, 붕장어 등 풍성한 여름철 별미가 전국의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4계절에 걸쳐 잡히고 있는 우럭은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워 태안의 신선하고 맛좋은 생선 먹을거리 중 최고로 꼽히며 봄과 가을에 가장 많이 나지만 보리가 익을 무렵인 6월에 맛이 특히 으뜸이다.
육질이 너무 연하지도 질기지도 않고 야들야들하게 씹히는 촉감이 좋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즐기는 횟감이기도 하다.
또한 아주 화려하거나 특별하게 감칠맛은 없지만 부드럽게 입안을 감돌면서 넘어가는 맛이 특징인 놀래미도 제철을 맞아 미식가들을 유혹하고 있다.
다른 생선과 달리 잡히는 양도 많지 않고 양식도 되지 않아 우리가 먹는 놀래미는 십중팔구 자연산으로 태안반도 곳곳의 바닷가에서 갯바위 낚시로 손바닥만한 놀래미를 잡아 즉석에서 회로 즐길 수 있다.
청정해안의 아름다운 경관과 함께 세계5대 갯벌로 손꼽히는 태안반도에서 4계절 철마다 나오는 다양한 먹거리 기행은 태안반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으로 전국최고의 관광지로 자리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밀국낙지
탕에 쓰이는 발이 가는 세발낙지는 가로림만 일대에서 6월에서 9월 사이에 주로 잡히는데 성수기에는 현장에서 잡자마자 바로 인근 식당이나 활어차에 실려 외지로 팔려 나가기 바쁘다.
이렇듯 밀국낙지가 인기가 많은 것은 무더운 여름철 입맛을 돋우기 위한 계절음식이라는 점과 타지역 낙지 요리에 비해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 마리가 통째로 입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크기가 작고 갯벌에서 자라 부드럽고 연하며 박속과 낙지, 야채, 조개 등으로 끓인 국물에 칼국수나 수제비를 넣어 먹으면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붕장어구이
붕장어의 집산지는 만리포 인근의 소원면 의항리, 밭고개 등인데 서해안 붕장어는 남해의 그것보다 씨알은 작아도 더 기름지다. 남해 붕장어와 달리 갯벌에서 풍부한 영양분을 먹고 자라서다.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 스테미너식이나 영양식으로 인기 만점인 붕장어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요리해 먹을 수 있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붕장어는 잘게 뼈회로 썰어 먹기도 하지만 전국 최고의 여름피서지인 태안해안의 여름이 되면 곳곳에서는 소금구이나 양념구이를 먹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인기다. 붕장어의 담백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소금구이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양념구이의 경우 붕장어는 민물장어 특유의 흙냄새가 나지 않아 진한 양념없이 고추장을 발라 먹는 정도가 전부다. 맛이 독특할 뿐 아니라 값이 싸고 요리도 간편해 점차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있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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