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상황을 파악해 보니 중노인께서는 어느 지방의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려 하였으나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몇 년을 기다려야 할지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단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아니 되는 일이 무엇이 있겠나 싶어 해당 지자체 담당자도 찾고 주택공사 실무자도 찾아 떼도 쓰고 애원도 하며 우선입주 시켜주길 요청하였는데 다 허사였단다. 고민 끝에 본부장은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 믿고 찾아 왔다며 부디 영구임대주택에서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선처하여 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동안 필자는 뒤통수를 맞은 듯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짧지 않은 시간의 위로와 설득을 통해 중노인을 되돌려 세운 필자는 그날 종일 마음이 편치 않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근 영구임대주택 입주대기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영세민을 위한 ‘다가구주택’ 등의 입주상담 또한 증가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의한 수급자등을 우선 입주시킴으로써 주거의 사회안전망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영구임대 주택 입주대기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들이 살기 어렵고 빈곤층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영구임대 주택은 1989년부터 92년까지 전국에 약 19만 가구가 건설되었는데 이후 정권이 바뀌면서 공급이 중단되었다. 현재, 대전`충남권에만 영구임대 주택이 약 1만2000여호가 건설, 공급되어 있다.
영구임대주택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저렴한 임대조건인데 전용면적 30㎡기준, 보증금 약 150만원, 월임대료 3만원 정도로 국민 기초생활 대상자에겐 더없는 보금자리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2007년말 자료에 의하면 가구수 대비 입주대기자율이 대전은 21%, 충남은 47%에 이르고 평균 입주대기월수는 대전이 16개월, 충남이 23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구임대주택의 공급이 중단된 이후 빈곤층은 계속적으로 늘고 있어 영구임대 주택이 태부족한 상태다.
요즘 석유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하여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국면에 들어선다고 걱정이 태산이다.
일반적으로 경기활성이 과열되어 물가상승이 나타나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하고 경기침체가 심화되어 물가하락이 나타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deflation)이라고 하는데 경기 침체가 가속되는데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스태그플레이션 상황 하에서는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만 상승함에 따라 상대적인 임금하락으로 서민층에게는 더욱 힘든 시기가 된다고 하는데 IMF위기 이상의 위기가 될 거라는 예측이다.
이 스태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경기, 환율, 금리, 부동산 정책등의 방향 설정을 놓고 정부는 물론 많은 식자들이 목하 고심 중이다.
위정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의 경제위기를 슬기로운 정책으로 국민과 함께 극복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지난 IMF 위기극복 시 중산층 붕괴, 빈곤층 양산의 부작용을 거울삼아 서민의 경제 및 생활안정을 우선 배려한 정책이어야 할 것이다.
계제에 IMF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경제 빈곤층, 결손가정, 탈북주민, 장애인등 경제적, 육체적으로 자립하기 어려운 빈민들의 최저 주거안정을 위해 지난 94년 이후 명맥이 끊긴 영구임대주택을 대체할 만한 빈곤 계층 주거안정 정책이 적극적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