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는 건설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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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지는 건설업체

대전.충남북 올들어만 10여곳 부도… 중견 업체까지 휘청

  • 승인 2008-07-03 00:00
  • 신문게재 2008-07-04 8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건설업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수요 기근으로 미분양이 쌓여 있는데다가 원자재 가격마저 급등하면서 자금 압박이 커 부도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일반건설업체는 물론 전문건설업체들의 부도도 증가해 건설산업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알 수 있다.

▲부도 증가 = 일반건설업체 가운데 지난 2006년 대전과 충남·북 지역의 부도업체 수는 5곳. 2007년에는 4개 업체가 부도를 냈지만 올해는 지난 6월 말 현재 7개 업체가 위기를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수치상으로 보더라도 상반기에만 2배 가까이 늘어났고 최근 경제위기 상황에 따라 연말에는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부도 업체별로는 신규 업체 뿐 아니라 오랜 기간 동안 노하우를 쌓아온 건설업체들도 쓰러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건설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전과 충북은 부도업체가 없었고 충남에서만 2개 업체가 부도를 냈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4월과 5월에만 대전 2곳, 충북 2곳, 충남 1곳 등 5개 업체가 문을 닫았다.

▲부도 원인 = 건설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주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생존경쟁에서 도태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해마다 업체 수는 증가하면서 수주경쟁이 격화되고 공공공사 비중이 높은 업체의 경우 최저가 공사의 수주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등 주택시장의 급랭으로 지방 건설경기가 크게 위축된 것이 주 요인이다.

전문건설업체의 경우 지난해 대전 775개, 충남 2095개, 충북 1743개 등 4613개 업체였지만 올해는 대전 795개, 충남 2202개, 충북 1820개 등 4817개 업체로 늘어나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지속된 건설경기 침체로 민간부문 사정 역시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시장의 경우 미분양 증가 등 주택시장의 장기 침체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유동성 위기로 이어져 부도를 내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악영향 = 일반건설업체의 부도는 하도급업체, 자재업체 등 연관 업체의 부도를 가져온다.
일반건설업체가 부도날 경우 하도급업체나 일용직 노동자 등에 대한 임금 체불로 이어져 지역 경제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지방의 중소건설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서울이나 수도권의 대형 업체들은 오히려 경쟁이 수월해져 건설산업 전반의 불균형을 초래하게 된다.

정부에서 추진중인 최저가 낙찰제를 300억 원 이상 공사에서 100억 원 이상 공공공사로 확대할 경우 공공공사에 의존하고 있는 지방 건설업체의 연쇄 부도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김만구 대한건설협회 대전시회 사무처장은 “물량 부족과 수주경쟁 격화, 최저가 확대 등 출혈 수주로 인한 도산 등 부작용이 심화돼 지역 건설산업 전반에 악영향으로 미치고 있다”며 “업계에선 연말 대규모 부도위기가 급속하게 번지는 등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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