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희]부활하는 석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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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희]부활하는 석탄

[사이언스칼럼]한문희 에너지기술연구원장

  • 승인 2008-06-30 00:00
  • 신문게재 2008-07-01 21면
  • 한문희 에너지기술연구원장한문희 에너지기술연구원장
▲ 한문희 에너지기술연구원장
▲ 한문희 에너지기술연구원장
자고 나면 기록을 경신하는 초고유가로 인해 신재생에너지기술 개발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지금, 석탄에 대한 재발견이 대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석탄이 주 에너지원이었던 시절, 우리 연구원의 주요 성과물 중 하나로 연탄가스 감지기를 들 수 있다. 80년대 초반에 개발된 이 기기는 외양은 탁상용 디지털시계와 같이 생겼고, 내부에 가스 감지 센서가 내장돼 있다.

당시 서민들의 주 난방연료였던 연탄에서 발생되는 가스로 인한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성과물이었다. 연탄가스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도 많았고 겨울이면 연탄가스로 인한 사망 사고 기사가 거의 매일 실리던 시절이었다. 일전에 30대 초반의 연구원 방문객 한 분이 이 기기의 용도를 궁금해 하며, 개발 필요성을 의아해 했다. 아마도 그 방문객에게 있어 연탄이란 고기 굽는 음식점에서나 사용하는 연료 정도로 이해됐을 법 하다.

한 동안 우리의 기본 난방, 취사연료로 애환을 함께 했던 연탄에 대한 기억은 대부분 노·장년층의 향수로 남아있을 뿐, 이처럼 우리로부터 한참 멀어져 왔다. 연탄을 대체한 석유와 가스로 우리의 생활방식은 한층 편리해졌다. 그러나 석유와 가스의 한정된 부존자원량으로 인해 세계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기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해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청정연료 개발 노력들도 가속화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강대국들의 자원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석탄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사용의 불편함과 폐기물 처리에 따른 번거로움, 연탄가스와 먼지 등 공해발생을 이유로 우리에게서 멀어져갔던 석탄을 청정화하여 다른 형태로 이용하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기술은 석탄을 가스화하여 발전을 하는 기술과 이를 다시 액화하여 합성석유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들 수 있다. 석탄가스화 발전기술은 석탄을 합성가스로 전환한 뒤 유해물질을 제거하여 발전을 하는 기술이다. 석탄화력발전에 비해 높은 발전 효율을 가지며, 환경친화적 기술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실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합성석유란 석탄을 액화시켜 자동차용 연료 등으로 변환한 대체연료를 의미하며 이미 몇몇 나라에서 이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들 기술의 개발에 착수하였으며, 향후 지구온난화 방지와 석유 고갈에 대비한 대체연료로서의 기능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유럽연합(EU)은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2020년까지 유럽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바이오·풍력·태양 등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부시대통령은 매년 국정연설에서 원유 의존도 감소와 재생에너지 개발 확대를 중심으로 한 정책을 연이어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해외 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과 병행하여, 관련 기술개발 체계를 정비하고 실용 기술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에너지 문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기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이맘때 쯤, 각계 원로들이 모여 ‘대통령 후보가 갖춰야 할 10대 덕목’을 선정, 발표한 바 있다. 10대 덕목중 하나로 ‘에너지, 환경 해결책 제시 능력’이 포함되어 있을 정도로 에너지는 국가의 명맥을 이어가는데 주요한 변수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로서는 에너지 문제 해결책의 하나로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태양광, 풍력,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기술 개발이 절실하며, 아울러 이들 대체연료 개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의 에너지로 기대되는 수소의 실용화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실정에서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석탄이라는 자원을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한 기술의 개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환경오염의 대명사였던 석탄이 이제 청정에너지 시대의 첨병으로, 바야흐로 부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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