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차를 주차하고 몇 시간 후에 가보면 성매매유인 광고물이 차유리창에 빼곡히 꽂혀 있고 휴대폰으로 끝임 없이 성매매로 유인하는 문자가 날라 오고 전화 한 통이면 어디서든 장소를 가리지 않고 성매매가 가능한 사회가 되었다. 이렇듯 일상화가 되어버린 성매매에 대해 마치 이 사회는 드러내기를 거부하고 없는 것처럼 시치미 떼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30일자 지역 언론에 보도된 유천동 성매매업소에 탈출한 여성들의 증언에서 보듯 성매매여성에 대한 인권유린에 대해 더 이상 두고 볼 수만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한 인권유린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우리들의 성매매에 대한 인식의 문제가 아닐까?
성매매의 통념에 대해 몇 가지를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남성의 성적욕구는 자제 할 수가 없어서 성매매를 못하게 되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성폭력을 행사하게 되며 그러므로 성폭력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이는 남성에 대해 성적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 짓이나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너무도 동물적으로 취급하고 있고 또 한편으로는 남성의 성욕구를 조장하고 이에 대해 지나치게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게 한다. 더 나아가 ‘성매매가 성폭력을 예방한다` 라는 가정은 어디에서도 검증된 바가 없다. 오히려 성매매를 엄격히 금지한 나라에서 성폭력범죄 발생률이 통계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다. 성매매가 일상화 된 사회에서는 ‘여성의 상품화` 현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기 때문에 성폭력이 증가한다.
둘째 ‘성매매는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이며 많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들어간다.`
우리사회는 여성들이 정당한 일자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열악한 구조이다. 따라서 자원이 열악한 여성이 성매매로 유입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사회이다. 상담과정에서 만난 성매매로 유입된 여성들의 대부분은 빈곤, 가정폭력의 피해자이다.
따라서 성매매는 사회구조적 문제이지 개인적 선택의 문제는 아니다. 더구나 ‘자발적`선택이라 함은 유입될 때뿐만 아니라 그만두고 싶을 때 자유로이 개인의 의지에 따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 번 성매매에 유입된 여성은 빚, 협박, 감금 등에 의해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두지 못한다. 또한 ‘자발적 선택에 의한 것이므로 희생자 없는 범죄이다` 라고도 이야기 한다.
그러나 성매매여성은 사채빚에 시달리고, 온갖 폭력과 모욕을 당하고, 갖은 질병을 앓고 있다. 대전 유천동 성매매업소에 있는 여성들은 나오고 싶어도 협박, 폭행을 당하여 두려움 떨고 있고 원천적으로 감금상태 이므로 나올 수가 없다. 어찌 피해자 없는 범죄라고 말할 수 있는가?
셋째 성매매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으로 단속한다고 해도 근절되지 않는다.
성매매가 역사상 가장 오래되었다고 하지만 정확한 자료가 없거니와 이는 성매매를 용인하자는 의도로 보인다. ‘도둑질`은 유사 이래 발생한 후 아무리 단속을 엄격히 해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도둑질을 그냥 하도록 내버려 두자고 할 수는 없질 않는가. 성매매도 마찬가지다. 오히려 법 집행력을 강화하여 범죄행위를 줄여나가 근절시키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말한 몇 가지의 통념 이외에도 ‘성매매는 소득재분배에 기여 할 수 있다` ‘성매매는 남녀의 평등한 거래이다` ‘성매매여성의 인권침해를 막고 생존권 보장을 위해 공창제를 실시하자` 등 여러 가지의 통념들이 있다. 이런 통념들이 이 사회에 만연하고 생각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성매매방지법은 무력화되고 성산업가들(포주, 건물주 등을 포함하는 여성을 사고파는 범죄행위를 통해 이익을 가로채는 범주에 드는 모든 조직과 사람)에 의해 성매매여성의 인권은 날로 심각하게 유린되고 성매매근절은 요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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