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호 코레일 사장 |
경남 하동의 북천역은 코스모스 피는 가을이면 평소의 50배가 넘는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강원도 춘천의 강촌역은 역사의 안과 밖을 벽화로 단장하고 있는데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역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가져온 변화다. 아직은 걸음마에 불과할지라도 이러한 생각의 전환이 새로운 고객서비스를 낳고, 국민들로 하여금 철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할 것이다.
이제 갓 취임한 철도 운영의 책임자로서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도 바로 이러한 생각의 전환과 더 좋은 서비스이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철도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것이 철도에 대한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교통체계는 하나의 네트워크로 잘 연계되어 있지 않다. 프랑스는 지하철에서 나오면 바로 루브르박물관과 연결되는데 우리는 지하철에서 국립중앙박물관까지 한참을 걸어야 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건설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장은 기존의 철도 노선을 다른 교통수단과 잘 연계되도록 해서 이미 투자한 것의 효과를 최대로 만들어야 한다. 가령 대전역에서 서울역까지 안전하게 제 시간에 도착하는 것은 기본이고, 집에서 대전역까지, 또 서울역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물 흐르듯이 편리하게 환승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이용의 편의를 높이는 것은 고유가 시대를 지혜롭게 극복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교통체계를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철도가 고유가 시대에 가장 경쟁력 있는 수송수단이라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연료 소모량에 비해 수송량이 크기 때문이다.
철도의 높은 에너지 효율성을 입증이라도 하듯 유가 상승 이후 철도 화물과 여객 수송량이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이런 철도의 장점에 주목하고 오래 전부터 투자를 늘려왔다. 철도는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환경비용, 교통혼잡비용 등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앞서 강조했지만 철도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접근하기 쉽도록 기존의 인프라를 개선하고, 나아가 철도의 장점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교통체계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교통편의와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철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하자는 것이다. 철도 운영자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물론 우리 코레일이 경영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수 있고, 안정된 경영구조를 갖춰야 공익적 서비스에도 충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위대한 코레일`(Great KORAIL)을 모토로 내걸었다. 눈에 보이는 반짝 성과로는 좋은 기업은 될 수 있을지언정 위대한 기업은 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지켜가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까지도 최고를 추구해야 위대한 기업이다. 코스모스와 벽화를 바라보며 오래 머무르고 싶은 철도, 집에서 출발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철도, 기간산업으로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철도, 그런 철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이다. ‘위대한 코레일`을 향한 열정에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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