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의 요구안인 건설현장의 표준임대차계약서 정착과 관련, 정부에서 건설사는 물론 발주처도 함께 나설 것을 주문했지만 서로 눈치보기에 급급해 사태 해결이 진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투쟁 수위 높여 = 전국건설노동조합 대전건설기계지부 노조원 200여 명은 26일 오후 3시부터 대전도시개발공사 서남부사업단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고 요구안 수용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지난 25일에도 대전도개공 본사 앞에서 노조 지도부가 삭발식을 거행하면서 요구안에 대한 적극적 의지 반영을 요구했지만 원론적 답변만 내놓을 뿐 미온적 대처로 일관했다는 이유다.
파업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노조원들의 감정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노조원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고 하루 빨리 사태 해결을 해야 하는 만큼 끝장을 봐야 겠다”라며 투쟁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입장차 평생선, 사태 해결 안돼 = 노조와 발주처, 건설업체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 좀처럼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발주처는 원청사나 하도급업체에게 건설기계 임대와 관련한 압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표준임대차계약서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관리감독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조의 요구안 수용은 건설업체 몫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은 최근 원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노조의 수용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표준임대차계약서 정착은 물론 유류 인상분 현실화와 임금 현금 지금 등 과도한 요구라는 것이다. 또 건설업체들마다 누가 먼저 노조의 요구에 승복할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인데다가 향후 ‘총대`를 멨다는 업계의 비난을 피할 수 없어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까지 계속될까 = 건설기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노조원들도 지쳐가고 있다.
11일째 이어진 파업으로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인데다가 일을 하지 못해 가정경제가 파탄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과 달리 건설노조는 국민 생활과 직접 연관이 덜해 정부에서도 그만큼 신경을 쓰지 않는 것도 사태 해결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에서 발주처나 건설사들에게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할 경우 사태 해결은 조속히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건설 노동자들은 살기 위해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발주처나 건설사들이 적극적 의지를 갖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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