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서도 건설현장의 표준임대차계약서 정착을 위해 건설업체는 물론 발주처도 나설 것을 주문했지만 서로 눈치보기에 급급해 노조의 감정만 자극하고 있다.
25일 전국건설노동조합 대전건설기계지부 조합원 300여 명은 서남부지구 발주처 중 하나인 대전도시개발공사 앞에서 집회를 갖고 사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노조측이 대전도개공의 진입을 시도, 경찰 경력 3개 중대가 출동하는 등 자칫 물리적 충돌로 번질 위기상황을 맞기도 했다.
▲ 건설노조 파업 11일째로 접어든 25일 대전시 갈마동 대전시도시개발공사 앞에서 노조원 300여명이 궐기대회를 갖고 있다./지영철 기자 |
노조측은 “유류 인상분 현실화와 표준임대차계약서 정착을 위해 발주처 차원에서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타결점을 모색하기 위한 고민을 해야 하지만 원론적인 대화에 그치고 있다”라며 “현재의 파업 사태 타결을 위한 기본적 성의 조차 없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대전도개공 관계자는 “표준임대차계약서와 관련해서는 협상 당사자가 아닌 만큼 노조는 건설사와 협상을 벌이는 게 맞다”라며 “발주처는 시공사를 상대로 표준임대차계약서가 올바르게 정착되고 있는지 관리감독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물가인상분 만큼 최대 6%까지 공사비를 추가 지급할 용의는 있지만 현재의 물가상승률이나 유류인상률이 워낙 커 노조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업체들도 어느 업체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총대`를 멜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한 업체가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다른 업체들은 노조의 조건을 거부할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처럼 발주처와 건설사들이 눈치보기에만 급급해 파업 사태 해결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으며 노조측은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홍일 전국건설노동조합 대전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은 “파업 이후 발주처와 건설사들에게 파업에 대한 명분과 요구조건을 제시했지만 열흘이 지난 아직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다”라며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사태 해결이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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