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봉 금강유역환경청장 |
2006년 화학물질의 종류는 25,479종, 유통량은 4.2억 톤으로 조사되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약 10만종의 화학물질이 유통되고 있고 매년 2,000여종의 화학물질이 새로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등 화학물질의 유통량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화학물질들은 생활의 편리성을 높이고자 제조되고 있으나 무분별한 남용과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아 환경에 역작용을 일으키는 사례가 발생되면서 인간의 건강과 자연의 안전성을 위협하는 요소로 등장하였다.
대표적인 물질이 DDT(dichloro diphenyl trichloroethane)이다. 이 물질은 살충제로서 탁월한 효과로 1948년 노벨상을 받았으나 자연환경에서 분해되지 않는 특성으로 먹이연쇄 과정을 거쳐 생체농축이 진행되어 결국 DDT를 사용한 적이 없는 에스키모 인까지도 DDT를 체내에 가지게 되었다.
DDT에 대한 동물실험 결과 생식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고 암 발생률을 증가시키며 다량에 노출될 경우 체내의 신경계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밝혀져 현재,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DDT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979년에 사용을 금지하였다.
DDT 등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를 거울삼아 EU에서는 화학물질의 사용으로부터 인간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하여 지속가능한 화학물질관리 대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했고 그 결과 REACH(Registration Evaluation Authorization and restriction of Chemicals)를 채택하게 되었다.
REACH는 기존에 분산되었던 화학물질관리 규정을 통합·강화하는 새로운 법으로써 “환경출입증”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제도로 EU에서는 새로 개발되는 신규물질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자유롭게 사용해 온 기존물질까지도 제조자가 스스로 위해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강화된 화학물질관리규정이 적용된다.
특히 REACH는 EU의 모든 회원국가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최상위의 법률로써 이 지역에 연간 1톤 이상의 화학물질 및 혼합물 내 화학물질 등을 수출하고자 할 경우 2008년 6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의 사전등록기간 안에 반드시 사전등록을 하여야 하며, 만일 사전등록을 하지 못할 경우에는 금년 12월부터 사실상 수출이 불가능하게 된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2008년 6월 REACH 대상 기업에 대한 사전등록여부를 점검한 바 있으며 그 결과 64.4%인 317개 업체가 사전등록 준비를 하지 않고 있어 REACH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유해하지 않은 물질로 교체하거나 제조공정 개선 등 REACH 제도 대응으로 인한 추가 비용부담으로 국내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져 수익성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REACH에 대하여 각 기업의 특성에 맞게 전략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유해하지 않은 물질로 교체 하는 등 친환경적인 전략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할 경우 오히려 EU내 수출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에서는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기업지원으로 REACH 대응 역량을 결집하기 위하여 관계부처 합동으로 “REACH 대응 공동 추진단”을 출범시켜 기업의 대응현황을 정밀 점검하고 준비가 미진한 기업을 위주로 방문 교육 및 기술을 지원하고 1:1 전문가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금강유역환경청과 “REACH 대응 공동 추진단”에서는 6월 24일부터 7월초까지 대전, 충청지역 15개 기업을 대상으로 REACH 대응 컨설팅을 실시하여 REACH 대응 실태 및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지원할 계획이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방대한 REACH 제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우선 자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을 파악하고 환경부 홈페이지에 들어가 “REACH 대응 공동 추진단”에서 마련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국내 REACH 서비스 업체를 적극 활용하고 협력업체간 물질에 대한 정보공유를 확대하는 등 적정비용으로 적시에 사전등록을 마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앞으로 기업에서는 최종제품의 성능평가에 만 중점을 두었던 품질관리 시각에서 벗어나 원자재 및 중간 제품에 들어가는 화학물질에 대하여 위해성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여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학물질을 만드는 것이 REACH를 극복하는 가장 빠른 길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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