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민선 4기 대전시 문화정책 중간 평가

[기획]민선 4기 대전시 문화정책 중간 평가

문화대중화 ‘두각’ … 대전 정체성 반영해야

  • 승인 2008-06-25 00:00
  • 신문게재 2008-06-26 13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다음달 1일 민선 4기가 출범한지 정확하게 2년째를 맞이한다. 반환점에서 대전 지역 문화예술관련 단체 실무자들이 바라본 민선 4기 대전시 문화정책에 대한 아쉬운 점과 칭찬해주고 싶은 사항, 그리고 남은 2년 개선되길 바라는 사항들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참여 해주신 분(가나다순)
안여종 대전문화연대 사무국장
조병렬 한국문화원 대전시지회(이하 대전문화원지회) 사무처장
조성칠 민예총 대전`충남지회 사무처장
한순중 한국예총 대전시연합회(이하 대전예총) 사무처장

△대전시 민선 4기 2년, 이것이 가장 아쉬웠다.
▲안여종=대전시가 도시의 이미지를 ‘과학의 도시` 또는 ‘창조도시`로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뚜렷한 문화관련 이미지를 만들지 못했다. 이는 내세울 수 있는 문화정책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타 지역에서 알아 줄 수 있는 대전 문화예술의 철학을 표출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쉬웠다. 또 일부 담당 공무원들의 마인드에서 결정되는 문화정책으로 관계 전문가와 시민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것도 안타까웠다.

▲조병렬=한정된 예산 가운데 소액 다건의 나눠주기식 지원을 통해 실질적으로 예술가들에 대한 지원 정책이 후퇴된 것도 사실이다. 또 좋은 정책이나 기획을 시에서 추진하더라도 민간단체와 예술인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하다보니 수용자(예술단체와 예술인)들은 시를 신뢰하거나 동반자 역할도 인식할 수 없게 원인을 제공한 것이 아쉽다. 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 간의 미묘한 갈등을 조정하지 못하고 양분시키는 역할까지 하는 모습도 실망스러웠다. 지원해 줄 것은 다 해주고 감정적인 문제로 예술단체를 동반자로 끌어당기지 못하는 면도 안타깝다.

▲조성칠=지자체가 오래되어 제대로 정착된 선진국이나, 지자체장이 열린 마인드를 가지고 그 지역의 문제를 지역민과 함께 풀어나가려 노력하는 곳은 대개가 관과 민이 제대로 협력하여 거버넌스를 이루는 곳이다. 관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부쳐 추진하지 않고 함께 토론하고, 의지를 모아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민의가 반영되지 않는 정책은 올바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대전의 경우 거버넌스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역의 문화예술인들과 많은 소통을 하면서 이야기를 더 많이 듣고 그 내용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야함에도 그런 자리는 부족했던 것 같다. 대전의 지역문화 정책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지역의 문화예술은 어떻게 변화 발전할 것인가? 현재의 당면과제는 어떤 것이 조정되나 등 이런 정책의 생산을 문화예술인들과의 소통으로 풀어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이 아쉽다.

▲한순중=아직까지 대전시의 문화예술은 시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완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이는 지역의 문화예술인이나 단체들이 원하고 있는 Needs와 Wants를 파악하기 위한 대전시의 소통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또 대전시의 문화예술에 대한 장기적인 비젼을 제시하고 실행해 갈 전문인력의 부재와 한쪽으로 치우친 문화예술정책이 민선 4기 대전시 문화예술에 대한 철학과 비전이 나타나지 않는 원인으로 간주된다고 본다. 얼마 전 시 청사 1층 벽에 설치되 있던 예술작품 3점이 철거되고 그 자리에 5개의 대형 시정홍보판이 설치되었다는 기사를 보고 이것이 바로 대전시 문화예술의 현주소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예술계의 복잡하게 얽혀져 있는 구조를 잘 알고 있음에도 2개의 예총을 만들어 주어 예술계를 화합이 아닌 양분을 시켰고 예술인들 사이의 시기와 반목을 팽배해 있는 현실을 볼 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밭문화제의 경우도 ‘H2O페스티발`로 명칭을 변경, 과학과 예술을 접목시키려는 시도와 새로운 축제 이미지를 찾으려는 노력은 좋았지만 대전을 대표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관련 문화예술단체와 더 깊은 공감대 형성과 충분한 협조를 구하지 않았고 또한 하나되기 위한 노력에서도 미흡했다고 말할 수 있다. 시도는 좋았지만 과정상에서 보면 화합을 중시해야할 축제의 기본이 무시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이 점은 칭찬해주고 싶다.
▲안여종=클래식 같은 소수를 위한 고급예술에 지원됐던 지원과 관심을 전 방위 예술장르로 확대시키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예를 들어 서양 음악에 치중됐던 관심이 국악으로 확대된 것 이다. 국립국악원 분원 유치에 대한 여론 형성과 전국 최초로 시행한 국악공모사업 등은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

▲조병렬=민선4기의 문화정책에 있어서 가장 큰 특징이며, 긍정적인 변화는 이전의 시정책과는 달리 시민들의 문화향수권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이다. 그로인해 문화기반시설과 시립예술단체들이 보다 주민친화적인 성격이 강화되었고, 문화복지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확대로 문화예술의 대중화라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성칠=현재 대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문화예술 정책의 실현 중에서 눈에 띠게 달라지고 있는 점은 지역적으로 불리하거나, 경제적, 사회적으로 불리한 사람들을 배려하는 점이다. 그들은 사회적 불평등 뿐 아니라 문화적 혜택에서도 불평등을 느끼고 있어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있는데 그런 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문화 활동을 왕성히 펼치고 있고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은 정망 잘하고 있는 것으로 더욱 장려할 부분이다.

▲한순중=박성효시장의 민선4기 2년동안의 문화예술관련 시정을 살펴보면 문화예술의 대중화 확대를 통한 문화향유권이 확대 시키겠다고 공약한것에 대해 절반의 임기를 지내온 결과 많은 노력의 결과가 보여진다.

특히 문화예술을 장르별(연극,무용,국악등)로 특성화를 시켜 시민축전으로 발전시켜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기회를 확대시킨 것에 대한 부분과 이응로미술관 및 대전문화산업진흥원 개원으로 부족한 하드웨어부분이 충원 되어지는 등 많은 부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남은 2년, 대전시 문화정책이 이렇게 변화길 바란다.
▲안여종=진정성을 보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은 기간 동안 ‘원도심 활성화`와 ‘갑천벨트 조성`이라는 두 축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시 담당 공무원들이 낮은 자세로 여러 각도에서 여론 수렴을 하려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문화정책 홍보를 해주길 바란다. 예를 들어 개최 50여일 남은 ‘H2O 페스티벌`에 대한 홍보가 전혀 안 되고 있는 느낌이다.

▲조병렬=대전시 문화예산의 문화향수권확대와 전문예술지원이 서로 상충되는 개념으로 인식되면서 그나마 적은 대전시 문화예술예산의 제로섬싸움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전문예술에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져 있다. 지역문화예술에서 대전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의 정책방향에 많은 부분이 좌지우지 될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전시의 일방적인 독주보다는 아무리 뛰어나다 하여도 민간과의 유기적인 결합이 매우 중요하다. 단체지원이 아닌 실제적으로 직접 예술가들의 예술생산력을 높일수 있는 세밀한 지원체계와 단순 복지차원의 지원보다는 거버넌스를 통한 민간의 참여를 확대하여 부족한 민간과의 소통을 넓혀야 할 것이다.

▲조성칠=대전시와 문화예술인들의 원활한 소통구조를 확립하길 바란다. 대전의 문화예술의 장기적 전망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관과 민, 민간끼리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주길 희망한다. 또 현재 문화 정책 입안이나 실행단위에 문화예술 전문가가 같이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그런 구조를 확립시켜야 하며 당면한 문제로 문화체육국의 담당 공무원이 수시로 교체되어 일관성이나 전문성에 대해 소홀해 지는 점은 시정되어야 할 것이다.

▲한순중=지역의 문화예술이라 함은 공간적인 개념에서만 해석할 것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독특한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 서울이나 외국의 유명한 예술작품들이 단순히 우리지역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지역의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지역의 정서와 예술혼이 담겨진 작품들이 우리지역에서 행해져야 지역의 문화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면 지역 예술의 창작성과 문화예술의 활성화 위해 더 다양한 문화예술 정책이 행해져야하고 문화의 향유권과 대중성만을 강조해 지역예술의 창의성이 저평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문화의 중심은 예술이 되어야 하고 순수예술이 살아야 관련 문화산업도 발전할 수 있음을 상기하며 조화롭고 균형있는 문화예술정책으로 침체된 순수예술분야를 더욱 육성ㆍ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안타까움 속에서 문화예술계의 구심점이 되어 시의 정책과 문화예술인 및 단체사이에 소통과 완충역할을 할 중심세력을 활성화시켜주길 바란다. /배문숙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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