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을 타월 공장에 묻혀 타월 하나만을 연구하다 보니 어느덧 박사가 되어버렸다는 한신타올공업 이경세 사장(65).
IMF 위기와 중국산 저가 상품의 압력 속에서 일반 타월로는 승부가 안 난다고 생각한 이 사장은 전국 유명대학 교수와 연구원들을 찾아다니며 연구개발에 몰두해 일반 면사타월보다 특수한 섬유소재로 차별화한 기능성 제품을 내놨다.
“세수하고 목욕 후 물기를 닦는 타월에 무슨 친환경과 기능성 제품이 필요하냐는 반대를 무릎 쓰고 비용이 많이 드는 대나무와 콩섬유, 녹차웰빙, 극세사 타월을 개발할 땐 주변에서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다”는 이 사장은 “굳이 면 타월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신제품 개발에 매달려 하나둘 기능성 상품을 출시하자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이 돌아왔다”고 회고했다.
5개의 특허와 4개의 실용신안을 획득한 이 사장의 집념으로 탄생한 콩섬유 타월과 대나무섬유 타월, 녹차웰빙타월, 초극세사 타월, 유기농 면사 타월은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어 제품의 50%이상을 수출할 정도로 효자 상품이 되었다.
이 사장이 최근 선보인 신생아용 가운도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늘고 있다.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기에게 어떤 타월을 사용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고객의 말을 듣고 화공약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섬유에 바이오 효소 가공한 오가닉 제품을 만들게 됐다”는 이 사장은 “친환경제품이다 보니 화려한 색상과 디자인은 아니어도 아토피 등 예민한 피부를 가진 아기에게 적합한 기능성 상품으로 젊은 엄마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스무 살 청년시절 친척 아저씨 집에서 처음 타월 일을 배우기 시작한 이 사장은 말단에서 공장장을 거쳐 27년 만인 1990년 비로소 자신의 공장을 갖게 되었다.
“남의 땅 330여m²를 빌려 허름한 창고를 짓고 고물상에서 사들인 재래식 기계 4대를 직접 수리해 공장을 시작했지만 남들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선 승부가 안 난다는 생각으로 발 매트(발닦개)를 개발했다”는 이 사장은 끈질긴 집념과 부지런함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해외 수출 길에도 나서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 한신타올공업이 만든 타월 세트 |
지난 2월부터 단 한번도 일요일에 못 쉬었다는 이 사장은 “해외 주문에 맞추다 보니 평일에도 밤늦게까지 일하고 휴일도 기계를 돌려야 하지만 직원들이 성실히 일해 줘서 정말 고맙다”며 “향후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 종업원지주제를 도입해 힘든 작업 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해 준 직원들에게 공로주를 나눠줄 계획”이라고 비전을 이야기했다.
“경기불황으로 다른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할 때 정부로부터 기술과 판로, 재정 지원을 받아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밝힌 이 사장은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격려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안정경영에 주력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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