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유감스럽게도 유아에서 노인까지 국민 3세대가 거리로 나온 두달의 촛불시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월령 제한없는 쇠고기 수입을 30개월 미만으로, 광우병 위험물질인 소장을 포함하여 내장과 척주, 사골, 등뼈 등은 여전히 반입가능한 채로 쇠고기협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국민에게 강요한다. 최선을 다했으니 이 정도로 만족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라고.
그러나 대통령과 고위관료보다 현명한 국민들은 다 안다. 이 정도로는 경제력 부족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90%의 국민이 질 좋고 안전한 쇠고기와 부속식품을 믿고 먹기에 충분하지 않음을.
한밤중 더욱 밝아지는 촛불은 그래서 꺼지지 않는다. 정부협상결과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안전, 검역주권 지키기에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명한 소비자는 광우병을 피할 수 있다는 궤변을 아직도 대통령이 믿고 있기 때문에, 질 낮은 집단급식과 가공식품으로부터 꿈 많은 청소년들을 누구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촛불을 끌 때가 아니다. 국민의 대리인인 대통령과 정치인, 정무직 공무원이 자신들이 속한 세계와 신념에 갇혀 헌법이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으며 국민기만을 멈추지 않기 때문에 촛불을 끌 수가 없는 것이다.
장관고시가 이뤄지면 광우병 위험 쇠고기를 피할 수 없고, 교육양극화와 경쟁체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공영방송 장악과 인터넷 규제를 통한 언론통제가 눈앞에 도래해있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토건경제성장을 위해 운하건설은 재점화될 수 있고, 수도·가스 등 자원공급과 의료보험은 서비스 전문화와 효율화의 이름으로 민영화가 추진될 수 있다. 철저하게 신자유주의적인 이명박정부의 나쁜 정책 중 어느 것도 최초의 선언에서 달라진 것이 없는 것이다.
'부자들의 정치, 경제, 사회'라는 완고한 성에서 대통령이 스스로 문을 열고 국민을 향해 걸어나오지 않는 한 21년만에 다시 불붙은 광장민주주의는 결코 스스로 꺼지지 않는다. 이제 국민적 저항으로 새로운 국면을 계속 열어온 촛불에게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진솔하게 대답해야 한다. 더 이상의 꼼수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지 않고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겠습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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