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현무 유망기술분석팀 팀장 |
소소한 개인사도 그러할진대, 하물며 국가의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거나 보다 발전된 미래를 위해 어떤 곳에 집중해야 할지를 예견할 수 있다면 정말이지 멋진 일일 것이다. MIT(메사추세스공과대학)가 2008년 10대 유망기술 가운데 최고 우선순위에 ‘미래상황예측 모델링(Modeling Surprise)`을 꼽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국가경쟁력이 높은 나라들은 대부분 미래예측에 대한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미리 해당기술을 개발해 온 나라들이다. 미국은 1960년대 후반부터 국방부를 중심으로 미래예측을 준비해왔고 일본은 1970년대 초부터 미래 예측활동을 시작해 이를 국가전략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해 왔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미래예측의 중요성과 당위성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인 과학기술에 대한 예측, 다시 말해 미래에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기술이 무엇인지를 분석하고 예측한 자료들이 상당수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단편적으로 제작되는 이런 자료들에 만족하기 힘들었다.
미래예측은 대단히 광범위한 자료를 토대로 해야만 신뢰성을 가질 수 있으며 여러 자료들이 같은 예측을 내놓았을 때 신뢰도가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 말 탄생된 미래포털 ‘미소`와 함께 이제 국내 연구자들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미래 유망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미래포털 미소`(MISO : Monitor Information and Search Opportunity, http://miso.yeskisti.net)는 세계 최초의 미래 관련 전문사이트로, 기업과 연구자들이 필요로 하는 미래 유망기술과 미래환경 정보만을 전 세계적으로 수집·분석해 원스톱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미소`는 각 분야 최고전문가들이 분석한 미래 트렌드, 미래 유망기술의 실현시기와 시장규모 등을 상황판에 그려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유망기술현황판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인용도가 높은 상위 1%의 특허를 보여줌으로써 유망기술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게 해주는 뜨는 특허 등의 정보는 물론이고 미래 유망기술을 발굴하는 첨단 기법에 이르기까지 미래연구에 관련된 모든 것을 한곳에 모아놓은 사이트다. 이것 하나만 있으면 어떤 기업이든 R&D 기획과 미래전략 수립을 모자람 없이 충분하게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미소`의 포부다.
2006년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기업 350개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들은 ‘신사업 발굴` 다시 말해 ‘도대체 어떤 사업을 추진해야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가장 심각하게 고민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미소` 덕분에 신사업만 생각하면 이맛살을 찌푸리던 연구자들도, 미소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좀 과장된 표현일지 모르나, 미래관련 첨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는 전문사이트의 탄생은 연구자들에게 그만큼이나 반갑고 소중한 일이다.
며칠 전, 일본 이와테현의 규모 7.2의 지진과 중국 쓰촨성의 규모 8.0 지진을 비교해놓은 기사를 읽었다. 둘 다 엄청난 규모의 강진이었는데도 일본의 사망자는 10여명이었고 중국에서는 무려 6만9,170여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이유는 미래를 예측해 미리 대비를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의 차이였다는 기사였다. 무방비상태였던 쓰촨성에 비해 이와테현은 내진 건축기준을 강화하고 조기경보시스템을 갖추는 등 지진에 대비한 준비가 철저했고 그것이 극단적인 피해차를 보인 것이었다.
과학기술도 이와 마찬가지다. 미래를 미리 읽고 대비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세계적 선진국이 될 수도, 낙오자가 될 수도 있다. 아무쪼록 ‘미소`를 통해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선진입국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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