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낮12시. 10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대전역 광장에 모였다.
오는 26일 예정된 안마사 제도의 헌법재판소 판결을 놓고 시각장애인들이 합헌판결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
이날 모인 안마사들은 생업을 접고 거리로 나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안마를 해주는 한편, 자신들의 처한 위기를 알리는 집회도 가졌다.
지난 2006년 헌법 재판소는 안마사의 자격을 시각장애인으로 제한한 규정이 일반인의 직업선택 기본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배 된다는 위헌 판결을 내렸었다.
이에 시각장애인들은 한강으로 뛰어내리고, 투신자살하는 등 엄청난 집단 반발이 일었고, 정부는 헌재의 위헌 판결에도 불구하고 임시국회에서 의료법을 개정, 안마사의 자격을 시각장애인에게 되돌려 주었다.
하지만 스포츠 마사지사들은 이 또한 위헌이라며 다시 헌법 소원을 제기했고, 그 최종 결정이 오는 26일 내려지는 것이다.
정부가 시각장애인들의 특수성을 고려해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주기 시작한 건 1915년부터다.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일반인들과 달리 직업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오로지 법적으로 배려한 안마사를 직업으로 삼고 있으며, 안마일에 종사하지 않는 시각장애인은 기초생활 보호 대상자로 선정돼 정부의 생활보조를 받고 있다.
대전에만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250여명. 충남 150여명을 포함하면, 대전·충남 지역에만 400여명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활동중이다.
이재화 대전시각장애인연합회장은 “일반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4만여 가지가 있지만, 시각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오직 단 한가지 안마업”이라며 “위헌결정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사형선고이고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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