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천 광수사 주지(대한불교 천태종 사회부장) |
취임 초기부터 소위 고소영 내각이다, 강부자 내각이다, 명계남 공천이다 등의 이상한 신조어가 만들어지더니 요즘은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문제로 연일 촛불 시위가 일어나고 있으니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부존자원이 별로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수출만이 나라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에 미국이라는 거대 경제 대국과 어떻게 하든지 통상 마찰을 피하면서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것이 통치권자의 의무이자 국민에 대한 도리인 것이다. 나라가 태평하고 풍년이 들어 만백성이 살기 좋도록 한다는 시화연풍( 時和年 )이라는 휘호를 지어보이면서 시작한 이명박 정부인데 취임 후 불어 닥친 여러 악제들로 인하여 어찌할 줄을 모르고 있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간에 고소영 내각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만 해도 그럴 수 있겠지, 세상인심이 너무 예민한 것 아니야 하는 여론도 있었다. 강부자 정부다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은 부자가 무슨 잘못이냐, 자본주의 국가에서 모두가 자기 능력대로 열심히 노력하여 살고 있는데 잘사는 부자라고 해서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이해를 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한미 무역협정인 FTA의 조속한 처리와 쇠고기 협상은 전 국민들의 관심 사항이었기에 무난한 협상을 기대했던 것이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 시위를 한달여 이상 벌이고 있으니 쇠고기 협상이라는 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국가 경제의 기반이 될 수 있는 한미 FTA가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현명한 국정을 펼쳐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친박 연대니 친박 무소속이니 헌정 사상 초유의 그냥 웃어넘길 수 없는 정당이 출현하여 국민적 태풍을 몰고 온 민의에 대해서도 하루속히 국민적 동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비서진 내지 각료 측근에 대한 과감한 인적 쇄신도 필요해 보이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만이 어려운 국민 경제를 살리고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었던 백성들이기에 서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나도록 해야 하는데 요즘 일어나는 일들을 놓고 보면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보다는 실망을 주고 있는 것이 취임 100일을 넘긴 이명박 정부의 실정인 것이다. 일이란 말과 의욕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인 여건도 맞아야 하고 대통령 자신이 갖고 있는 국가 경영 철학이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농민의 아들, 딸이기에 신바람 나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153석이라는 안정된 정치 토대를 국민들이 만들어 주었는데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은 이명박 정부답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최고의 자리이자 최고로 외롭고 힘든 자리라고 하는데 그러기에 백성들이 알 수 없는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밤잠을 설치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취임 초기의 여러 가지 어려운 일들이 오히려 국정운영의 보약이 되어 자비와 보시, 사랑과 박애가 넘치는 우순풍조, 국태민안의 대한민국을 건설해 주길 바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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