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대책 ‘겉핥기’ 대전분양 ‘속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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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대책 ‘겉핥기’ 대전분양 ‘속탄다’

신규물량 혜택제외 서남부지구 등 분양 더 늦춰질 듯 기존 계약자 형평성 논란.업계 반발 등 부작용 우려

  • 승인 2008-06-12 00:00
  • 신문게재 2008-06-13 2면
  • 이영록 기자이영록 기자
정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지방 미분양 아파트 해소 대책과 관련,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면서 주택건설업계와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과 함께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대책의 실효성이 미지수인데다가 신규분양 물량을 제외한 기존 미분양만 혜택을 받고, 지자체에 신고된 미분양 물량만 적용됨에 따라 허위 신고에 따른 미분양 물량 급증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2일 주택건설업계와 기존 계약자들에 따르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의 10%포인트 상향을 받기 위해선 ‘분양가 10% 인하`라는 단서조항이 붙어 대책 발표 이전의 기존 계약자들은 그 만큼의 돈을 더 내고 집을 산 셈이 된다.

기존 계약자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반발을 하고 있는 이유다.
그렇다고 건설업체들은 기존 계약자들에게 분양가 10%에 해당하는 차액을 돌려줄 가능성은 적다.

건설업체들은 주택시장 침체에 따라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불만이 높다.

신규분양 물량의 미적용 부분에 대해서도 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정부 대책대로라면 지난 11일 이후 분양에 나섰다가 미분양 된 물량은 세제나 금융완화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발표 이후 분양하는 물량은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전의 경우 서남부지구와 낭월지구, 학하지구 등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지만 혜택에서 제외돼 분양시기가 더 늦춰질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어 분양률 저조에 따른 사업성 확보가 안돼 분양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업체들로서는 정부의 추가대책이 예상되는 가을 이후로 시기를 조정할 분위기다.

A건설업체 관계자는 “신규물량이 찬밥 신세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분양 계획 및 전략을 전면 재조정해야 할 상황”이라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가을은 고사하고 비수기인 겨울을 넘겨 내년 봄이나 생각해 봐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미분양 혜택을 받기 위해선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는 만큼 종전에는 줄여서 신고하던 것과 달리 허위신고 물량까지 우려되는 등 미분양 수치의 급증이 예상된다.

대부분 건설업체들은 신용등급 문제 등으로 미분양을 축소 신고해 왔지만 정부가 혜택을 주기로 함에 따라 그동안 누락시켜 온 물량을 전면 공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동하 대한주택건설협회 사무처장은 “이번 대책은 정부나 당정이 지방의 미분양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알맹이가 빠져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기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라며 “실질적 세제완화를 통해 매수심리를 자극시키고 분양가상한제 폐지, 원가공개 등 보다 과감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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