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출간도서 ‘최다’… 국내 작가중엔 이문열씨 ‘두각’
베스트셀러가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을까?
답은 ‘베스트셀러가 꼭 스테디셀러가 되란 법은 없다’이다. 1년 동안 아무리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계속 독자들의 사랑을 받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7년 전 베스트셀러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책들은 얼마나 될까?”
교보문고가 이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1981년 당시 베스트셀러 20위권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100권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김수영 시인의 '김수영 전집'이 여전히 독자들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출판사나 책의 형태는 바뀌었다. 당시 베스트셀러 4위였던 '제3의 물결'과 12위였던 '코스모스'는 문화서적에서 출판됐지만 지금은 각각 홍신문화사와 사이언스북스로 출판사에서 펴내고 있다. 초판부터 지금까지 민음사에서 계속 출간되고 있는 '김수영 전집'은 2003년 2권으로 나뉜 개정판이 나왔다.
81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베스트셀러 20위 안에 들었던 책 가운데 지금까지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가장 많이 나온 해는 2000년인 것으로 조사돼 눈길을 끌었다.
2000년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 중에서는 '절대로 ~하지 말라' 류(類)의 붐을 일으켰던 정찬용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토스북)와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진명출판사), 장 코르미에가 쓴 '체 게바라 평전'(실천문학사) 등 10종이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96년 베스트셀러 20위 중에서도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1'(한길사)과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열린책들) 등 7종이 스테디셀러에 올랐다.
반면 91년 베스트셀러 20위권에 올랐던 책 중에선 지난 한 해 100권 이상 팔린 책이 한 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작가 중에선 이문열 씨가 스터디셀러 작가로 단연 눈에 띄었다. '사람의 아들'(민음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소담출판사), '선택'(청림출판)이 각각 87년, 88년, 97년 베스트셀러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팔리고 있다. 이어 공지영과 이외수의 소설도 각각 2종이 스테디셀러로 꼽혔다.
처음 출간될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한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도 있었다. 80년대 청소년들의 필독서로 꼽혔던 M 바스콘셀로스의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동녘), 이청준의 '서편제'(열림원),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세계사) 등 38종이 해당 출판사의 '효자상품' 구실을 하고 있다.
분야별로는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인문 서적이 그 이후에도 꾸준히 사랑받는 경향이 높았다. 인문 서적은 20년 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 15종을 올렸는데 이 중에서 절반 이상이 스테디셀러로 아직까지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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