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회에서 그는 鳥,獸,花,蟲,舟(조,수,화,충,주)라는 주제로 자연 속에 살고 있는 동,식물의 모습을 그만의 필법으로 그려냈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세월의 흐름 속에도 변하지 않는 푸르름을 간직한 소나무가 달빛에 그 빛을 더하고 길 잃은 배가 주인을 기다리는 애처로운 모습이 아련하게 펼쳐진다. 또, 양귀비와 나팔꽃을 비롯해 문인화의 소재들을 다양한 기법을 시도하며 표현해 내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전만 15회째인 이번 전시는 작가 스스로를 추스르는 의미있는 전시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작가 스스로 정체되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며 "오래도록 산수풍경을 하면서 정체된 느낌이 들 때마다 공간구성을 위해 했던 문인화의 소재들을 풍경 속에 담아 재해석한 것들로 다양한 기법과 작품세계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자신을 채찍하는 것은 멈추지 않는 열정 때문이다.
현재 한남대학교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학생들을 지도하며 작품활동을 병행하고 있고 고구려 문화 지킴이로 우리 문화 수호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독도의 사계와 해무(海霧), 분화구 등 독도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열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독도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이자 해의 기운을 많이 받는 곳으로 총칼로 독도를 지켜내기 보다 문화의 힘으로 독도를 지켜내고자 독도를 그리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도 독도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내가 그린 작품이 내손을 떠나 전시장에 걸리는 순간 내 것이 아니다"며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보러와서 자신만의 색깔로 재창조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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