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미영 충남도 천안교육청 장학사 |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자전거를 사주셨다. 그리고는 이내 학교운동장으로 데려가셔서 자전거타기 훈련을 시키셨다. 처음에는 쉽게 갖지 못했던 자전거를 가지게 되었다는 생각에 다음날 친구들 앞에서‘폼 나게 타 보이겠다`는 욕심으로 냉큼 올라탔지만‘아뿔싸`멈추는 법을 몰라 거침없이 내달리다 그만 축구 골대(그 당시 축구골대는 정사각기둥이었음)에 그대로 정면충돌하여 사정없이 운동장에 내동댕이쳐졌다. 자전거를 제대로 타는 데는 긴 휴식이 필요했고 그 일 이후로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올라갈 때는 내려올 때를 생각하라는 자전거`가 함께 했다.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첫발령을 받은 학교에 부임던 날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아이들에게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려면 외모에서부터 번듯해야 한다고 하시며 양복점에서 맞춰주신 공단카라가 있는 연보라색 투피스 정장을 입고, 영국 귀족들이 의회에 참석할 때 쓰는 금색 가발 같은 헤어스타일을 하고 갔다. 학년 말이 다 되어 처음으로 찾아오신 학부모님께서 경력이 많으신(?!) 선생님께서 말썽장이 아이를 맡아줘 너무 고맙다는 말씀과 함께 직접 잡으셨다는 저수지의 메기를 놓고 가셨다.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번듯한 외모는 양념이고, 주재료는 실력이며, 언제나 변함없이 깔리는 기본은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에 대한 끈을 놓지 않겠다는 넘치는 열정이라는 것을 메기로부터 배웠다.
6월 25일은 이 땅에 사는 그 누구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경험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먼저 가신 선열들의 조국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숭고한 희생정신을 21세기에 변화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교육해야 한다는 책무성을 말하는 것은 오히려 너무도 참을 수 없을 가벼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우리는 또 다른 첫 경험을 목전에 두고 있다.
6월 25일! 우리 200만 도민의 손으로 충남교육을 이끌어나갈 수장을 뽑는 선거를 하는 날이다. 조국을 수호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초개처럼 목숨을 내던지신 선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후손으로,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자랑스러운 부모가 되기 위해서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신성한 한 표를 가족 모두가 동네사람 모두가 시민 모두가, 도민 모두가 손에 손을 잡고 함께 참여하여 21세기 서해안시대를 리드할 힘찬 충남의 역량 있는 교육수장을 뽑는 첫 경험을 함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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