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살리기’ 6개월 116만명이 빚어낸 기적

‘서해안 살리기’ 6개월 116만명이 빚어낸 기적

봉사 활동 어제 종료… 112억 성금 접수

  • 승인 2008-06-08 00:00
  • 신문게재 2008-06-09 1면
  • 특별취재반특별취재반
서해안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피해극복에 너나없이 동참해 세계를 놀라게 한 자원봉사자 활동이 6월 첫 주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매듭지었다.

태안군은 8일 “자원봉사자의 참여는 이날을 끝으로 마무리하되 방제업체와 주민들의 방제작업은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해 12월 7일 기름 유출사고로 기름 바다가 됐던 태안 앞바다에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 6개월동안 모아지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 기간동안 115만 7980명의 자원봉사자가 태안을 찾았고 112억 78만원의 성금이 접수됐다.
남녀노소할 것 없이 기름제거 작업에 동참해 검은 바다를 푸른 바다로 되살린 자원봉사자들은 전 세계에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태안 앞바다 사고 소식이 들리자 마자 놀라움에 태안으로 달려온 자원봉사자들은 너나 할 것없이 한 방울의 기름이라도 더 퍼내기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이후 조류를 타고 기름이 서해안 전역으로 확산되자 국민들은 자원 봉사행렬에 서둘러 동참했다. 주말이면 10만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가 12월에만 49만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제거 작업에 함께했다.

이들은 기름으로 뒤덮인 바다에 뛰어들어 추위와 싸우며 기름을 퍼냈다. 얼굴과 온몸에 기름이 묻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작업에 동참한 이들은 전 세계인의 마음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인터넷에는 자원봉사 카페도 생겨났다.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에서 톡톡튀는 아이디어로 효과적인 기름제거 방법을 제시하며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확인하고 준비물을 미리 점검하는 철저함으로 방제 당국을 놀라게 했다

예상치 못한 자원봉사 행렬이 이어지면서 흡착포와 방제복, 고무 장갑 등은 품귀현상을 빚었지만 그때마다 온 국민이 하나돼 폐 옷가지를 보내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눈보라가 치고 늦추위가 몰려온 새해에도 자원봉사자들의 행렬은 이어졌다.새해 첫날은 기상악화로 방제작업이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달랬지만 1월 한달동안만 33만 여명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갔다. 2월들어 자원봉사의 열기는 조금 주춤했지만 15만 7552명이 태안을 찾았고, 3월에는 9만 2583명의 발길이 이어졌다.태안 앞바다가 제 색깔을 찾으면서 자원봉사자도 줄어 4월에는 4만 1114명, 5월 3만 2040명, 6월 들어 637명이 다녀갔다.

그동안 경찰과 군인들의 활약도 눈부셨다.15만 명의 경찰과 육해공군은 일반 자원봉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도서지역이나 해안 절벽 등에 투입돼 기름을 제거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진태구 태안군수는 “태안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게 된 것은 전국에서 찾아온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덕분”이라며 “이달 말에는 해수욕장을 개장하고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도움을 아끼지 않았던 국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여름 휴가철 많은 국민들이 다시 한번 태안을 찾아주길 바랬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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