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의 침체 여파로 도개공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미분양 대란에 휩싸일 경우 도개공의 존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5일 대전도개공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자체 시행으로 가닥을 잡고 이달 중 발주 예정이었으나 지방의 아파트분양률이 저조함에 따라 5블록에 대한 사업추진을 재검토키로 했다.
예정대로 추진하자는 의견과 미분양을 우려해 택지를 매각하자는 의견이 충돌하면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초 계획은 이달 중 턴키나 최저가 등 공사발주 방법을 정해 하반기에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분양할 계획이었다.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해야 내년 상반기 분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5블록은 전용면적 85㎡ 단일규모로 1200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며 부지 1100억 원, 건축비 및 간접비용 2000억 원 등 3100억 원 규모의 대형공사여서 지역 업체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다.
도개공이 고심하는 이유는 지난해 9블록 분양에서 광풍을 몰고 온 것과 달리 5블록은 아파트 규모나 사업부지 등 사정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9블록은 중대형 규모지만 5블록은 국민주택 규모인데다 인근에 비슷한 규모의 아파트가 대거 분양될 예정이어서 가뜩이나 침체된 주택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5블록을 무리하게 추진했다가 자칫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이자부담 등 금융비용 손실로 이윤은 커녕, 도개공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어 존립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도개공 내에서도 이같은 점을 우려해 자체 시행을 포기하고 택지를 다른 업체에 매각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자체 시행을 통해 기술력을 쌓을 수 있는 만큼 정면돌파를 하자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도개공 관계자는 “주택시장 분위기가 워낙 침체돼 있어 자칫 무모한 모험을 했다가 미분양 폭풍에 휩싸일 경우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위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성 검토가 계속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결정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joongd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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